[김지연의 미술소환] AI 리터러시

김지연 전시기획자·d/p 디렉터 2021. 5.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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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테파니 딘킨스, BINA48과의 대화, 2014~ 현재진행 중 ⓒ스테파니 딘킨스

나의 불안, 욕망, 의심을 관찰하는 알고리즘은 은밀하게 나의 일상을 구축하고, 나의 미래를 설계한다. 운이 좋다면, 알고리즘의 서비스 안에서 안락함을 누리다 행복했노라 말하고 이 세계를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AI) 리터러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작가 스테파니 딘킨스는 휴머노이드 AI 로봇 BINA48을 만났다. 테라셈 무브먼트 재단이 2010년 출시한 BINA48은 이 재단이 세운 가설,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다루면, 점차 인간처럼 의식적인 실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개발한 연구물이다.

소수민족의 문화로부터 대화를 시작한 딘킨스와 BINA48은 로봇과 인간의 지속적인 우정, 기술, 인종, 성별, 사회적 형평성, 미래 등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나갔다. “사회 특권층이 다른 계층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이 다른 계층의 요구와 욕망과 필요성을 배반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로봇에게 질문하면서 눈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는 딘킨스의 몸짓과, BINA48이 보여주는 로봇 특유의 분절된 움직임 사이의 대비감이 대화 이면의 시스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딘킨스는 소수의 특권층이 전 세계에 배포하는 기술을 만들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언급한다. “백인 개발자의 무의식적 편견이 인터넷에서 확산되어 우리의 사회 구조와 행동을 코드에 매핑하고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불균형과 불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가.” 어떻게 하면 기술 안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기술의 편견을 교정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그는 동료 예술가, 학자들과 함께 알고리즘 매트릭스 안에 소수자들의 관점을 삽입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d/p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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