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의인문정원] 석가탄신일에 연등을 바라보며
부처의 가르침 오늘 되새겨본다
다 알다시피 음력 사월 초팔일은 부처가 탄생한 날이다. 부처를 이르는 말은 여럿이다. 붓다, 석가, 여래, 세존 등이 다 부처를 가리킨다. 부처가 탄생한 날을 기려 절집에서는 색색으로 물들인 연등을 내건다. 이맘때 잎이 파릇하게 돋은 나무들과 공중에 내걸린 연등은 잘 어울린다. 석가탄신일 즈음 연등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온갖 갈애(渴愛)와 사리사욕에서 허덕이는 나 같은 중생에게 붓다는 이념의 푯대이고, 어둠을 밝히는 하나의 등불이라고.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에서 명상과 수행을 거듭하고, 훗날 붓다로 알려지게 되며, 불교의 창시자로 우뚝 선다. 부처는 우주 만물의 근원과 그것의 섭리를 궁구한 끝에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자다. 그 깨달음의 요체는 무엇인가? 부처의 깨달음은 인생이 고(苦)라는 성찰, 고의 원인에 대한 성찰, 고를 소멸시키는 수단에 대한 성찰에 바탕을 둔다. 부처는 말한다. 태어나는 것도 고요, 병드는 것도 고요, 죽는 것도 고다. 근심, 슬픔, 괴로움, 걱정, 번뇌도 고다.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도 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고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고다. 이 고를 유발하는 게 갈애다. 갈애는 흔히 욕구라고 부르는 것으로 생의 동력이자 인간을 속박하는 족쇄다. 인간이 겪는 모든 고가 이 갈애에서 비롯한다. 갈애를 어떻게 소멸시킬 수 있는가? 부처는 말한다. 고가 생기는 원인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욕망이 시들어서 소멸해버린 곳에는 어디나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
부처는 서른여섯 살부터 열반에 들 때까지 수제자들과 걸식을 하며 갠지스강 유역을 떠돈다. 계층을 가리지 않고 불법을 전하고, 세수 여든이 되었을 때 두 그루 사라나무 아래 사자(獅子)처럼 누운 상태로 열반에 든다. 부처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어둠 속을 헤매는 인류에게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고, 중생을 구제해주는 치유의 왕으로 살다 가셨다. 우리가 그토록 어렵다는 갈애의 강을 건너지는 못하더라도 부처의 가르침을 곰곰 되새기며 맑은 마음을 유지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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