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서로 다른 곳을 보는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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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열기가 식어갈 무렵 프랑스인이지만 이탈리아 이름으로 피렌체에서 활동한 조반니 볼로냐의 작품이다.
볼로냐가 당시의 처참한 광경을 상상력을 발휘해서 세 사람의 형상 조각으로 나타냈다.
세 사람의 자세가 각각 다르고,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모습도 뒤틀린 형상으로 재현했으며, 세 사람의 팔 다리가 중심축 밖으로 퍼져나가게 해 열린 공간을 만들어냈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세 사람이 마치 지금 우리 사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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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가 당시의 처참한 광경을 상상력을 발휘해서 세 사람의 형상 조각으로 나타냈다. 저항하는 사비니 여인을 위에 두고, 여인을 감아올리는 로마 병사를 중간에 새겨 넣었으며, 이 광경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사비니 마을의 노인을 아래에 배치했다. 좁은 원통 속에서 세 사람이 나선형으로 위를 향해 솟아오르는 것처럼 나타내 긴박했던 상황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세 사람의 자세가 각각 다르고,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모습도 뒤틀린 형상으로 재현했으며, 세 사람의 팔 다리가 중심축 밖으로 퍼져나가게 해 열린 공간을 만들어냈다.
르네상스의 원근법적 회화가 하나의 초점을 중심으로 작품의 통일성을 이룬 것처럼 르네상스 조각은 하나의 시선의 방향을 중심으로 작품 구성에 통일성을 주었다. 이에 비해 이 작품은 볼로냐가 하나의 시선의 방향으로 모아지지 않도록 제작했다. 르네상스의 방법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여러 방향에서 보아야만 하도록 형태들을 분산시켜 밖으로 퍼져 나간 열린 공간을 펼쳐 놓았고, 자유롭고 역동적인 느낌과 생기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세 사람이 마치 지금 우리 사회 같다. 우기고 옥죄기만 하는 정부와 숨막혀하는 국민과 물끄러미 보고만 있는 야당이 꼭 그렇다. 민주화의 달 5월인데 답답한 마음만 남기고 이렇게 흘러간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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