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아프리카 노래에서 만나는 가족의 소중함

남상훈 2021. 5. 1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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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는 5월에는 유독 가족 관련 행사가 많다.

물론 시작은 근로자의 날이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중심으로 한 달 내내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족들과 친지들을 챙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노래들 중에도 가족을 비롯한 혈연을 소중히 하라는 노래들이 많다.

그만큼 짐바브웨 사람들이 가족과 혈연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씨가 노래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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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국민 가수 음투쿠지
세네갈의 월드스타 은두르·로
혈연 소중함 음악으로 풀어내
우리는 잊고 살고 있진 않은가

우리가 만나는 5월에는 유독 가족 관련 행사가 많다. 물론 시작은 근로자의 날이지만,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중심으로 한 달 내내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족들과 친지들을 챙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일 년에 하루가 아니라, 일 년 내내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가족과 친척을 소중히 하라는 미풍양속은 우리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을 노래로 널리 알리는 모습을 지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각지의 전통 음악은 물론, 그 나라의 대중음악에도 혈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노래들은 항상 존재한다. 월드뮤직에서도 시대를 넘어선 명곡들이 있다. 클래식으로 치자면 고전 100선, 대중음악으로 치자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정도 될 것이다. 이 노래들 중에도 가족을 비롯한 혈연을 소중히 하라는 노래들이 많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지난해 초, 글쓴이가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온 곳은 아프리카였다. 그 가운데 짐바브웨라는 나라에는 세계 3대 폭포로 알려진 빅토리아폭포가 있는 나라다. 안타깝게도 1980년에 독립한 이후 불안정한 정치 사정으로 그렇게 썩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 주변 국가도,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멀리 나아가 국제사회에서도 짐바브웨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한 번에 만회하는 가수가 있다. 바로 ‘올리버 음투쿠지(Oliver Mtukudji)’라는 월드뮤직 스타인데, 아프리카 대륙 전체는 물론 역사적으로 아프리카 문화에 친숙한 유럽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그가 발표한 노래 가운데 ‘체카 우카마(Cheka Ukama)’라는 노래는 바로 혈연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에게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표현과 똑같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친척들, 혈연들에게 힘을 합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행 중에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슬쩍 올리버 음투쿠지의 이름을 대면, 현지인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물리적 거리가 먼 대한민국에서 온 사람이, 어찌 그 노래를 아냐는 식이다. 대신 노래의 뜻은 정확하게 모른다고 이야기하면, 적어도 한 시간은 잡혀서 올리버 음투쿠지의 이야기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빅토리아폭포 옆에서도, 커다란 바오바브나무 아래에서도. 그만큼 짐바브웨 사람들이 가족과 혈연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씨가 노래 속에 담겨 있다.

짐바브웨 사람들의 자부심을 올리버 음투쿠지가 세워준다면, 서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작은 나라 세네갈에서는 두 명의 월드뮤직 스타를 배출했다. 유수 은두르(Youssou N’Dour)라는 가수는, 노래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예 온 가족들을 공연, 스케줄 관리 등등 일자리를 주어 직접 가족들과 친·인척들을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한 명의 월드뮤직 스타 이스마엘 로(Ismael Lo)는, 세네갈의 전통 행사 타야본(Tajabone, Tadieu Bone)에 관한 유년 시절 추억을 노래로 만들어 인기를 얻었다. 세네갈 식 섣달 그믐날은 아이들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옆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 올 수 있는 날이다. 그렇다고 금송아지, 금두꺼비를 집어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재미 삼아’ 도둑질을 해 오면 도둑맞은 집의 주인이 아이의 집으로 찾아와 흥정을 한다. 도둑맞은 물건을 흥정해서 돈을 주고 다시 사오는 것이다. 이때 아이의 부모는 흥정해서 번 돈을 쓰는 것이 아니고, 그 돈을 집집마다 모은 뒤 가난한 아이들에게 주는 풍습이 바로 타야본이다. 월드뮤직 스타 이스마엘 로는 어릴 적 따자본 행사에서 천진난만하게 도둑질하던 기억, 그리고 흥정하던 부모님의 모습, 그리고 어른이 된 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음악으로 풀어냈다.

노래는 사람들을 계몽하고 하나로 뭉치게 하며, 때로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그리고 우리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중에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황우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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