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20만대 美 전기차시장 잡아라" 내년 현지 생산
현대차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14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자, 미 현지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과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구매)’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의 투자 대상은 전기차와 도심 항공기(UAM), 수소차,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각종 미래 자동차 영역이다. 호세 무뇨즈 현대차 북미법인 사장도 이날 “이번 투자는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깊은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방문하며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최종 점검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미 정부 관용차를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바꾸라고 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시에 맞춰 나온 것”이라며 “현대차 투자 이후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추가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내년 중 미국서 전기차 생산”
현대차그룹은 “내년 중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아이오닉5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의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라인 일부를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데다 친환경 미래차 사업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이 시장에 빨리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작년 30만대 수준이었던 미국 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엔 320만대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워싱턴·뉴욕·LA·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UAM 사업에도 투자한다.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비행기로, 복잡한 도심 내 이동 속도를 높일 미래 이동 수단이다. 현대차는 작년 미국에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 법인을 설립했고, 2026년 물류, 2028년 여객 운송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여객용 기체 개발도 미국에서 진행한다. 미 연방 에너지부(DOE) 등과 함께 미국 내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수소트럭도 공급할 계획이다.
◇ 바이든 정책 따라 미국 투자 2배 이상 늘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액은 트럼프 행정부 5년간 투자액(31억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 정부 관용차 44만여대를 전부 전기차로 바꾸라고 지시하면서, 부품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만 사겠다고 했다. 미국 자동차노조(UAW)는 아예 미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 중이다. 미국에 전기차를 팔려면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현지 생산·공급 체계가 낫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현지 수요에 즉각 대응하려면 미국 생산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에서 받을 수 있어 공급망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 역시 미국에서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 자율주행 분야는 2019년 미국 자동차 부품사 앱티브와 합작 설립한 모셔널이 이미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UAM은 국내 연구 인력이 부족하고 실험 환경도 여의치 않다”며 “설비·인력이 풍부한 미국 외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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