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때리고 감시하고'.."탁구단은 지옥이었다"

이수민 2021. 5.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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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항공 여자 탁구 실업팀에서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팀의 일부 고참 선수들이 막내 선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탁구와는 상관 없는 사생활을 문제 삼아 2년 가까이 괴롭혔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이수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A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대한항공 여자 탁구 실업팀에 입단했습니다.

전지훈련이 끝난 뒤 탁구팀 입단 직전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주장합니다.

[A 선수/음성변조 : "갑자기 라켓을 탁구대에 던지더니…. 옆에 큰 바구니가 있었어요. 그 바구니를 저한테 던지면서 '이런 싸가지 없는 X이 표정 그딴 식이냐'고…."]

폭언, 폭행과 함께 따돌림도 당했다고 했습니다.

[A 선수/음성변조 : "공으로 일부러 제 얼굴을 막 세게 때리거나…. 쟤는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해라. 그냥 상종을 하지 마라. 쟤 쳐다보면 우리만 짜증 나니까."]

같은 장소에서 훈련했던 다른 팀의 선수에게 물어봤습니다.

[당시 목격자/다른 팀 선수 : "'야!' 이렇게…. 다 보고 있는데,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주먹으로 머리를 맞는 장면을 봤는데…. 제가 만약에 A 선수였으면 못 버티고 나왔을 것 같아요."]

해당 선수는 이런 '집단 괴롭힘'이 2년 가까이 이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유는 본인도 모른다면서, 탁구와 상관없는 사생활을 주로 문제 삼았다고 말했습니다.

[A 선수/음성변조 : "SNS 같은 것을 하게 되면,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 다 우리가 보게끔 해놔라. '야 너 내가 남자랑 연락하지 말라 그랬지', '너 남자랑 문자도 하지 말라 그랬지'…."]

선수가 써 온 일기장에는, 그동안 겪었던 일과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A 선수/음성변조 : "너무 숨이 막혔고, 그냥 모든 시선들이 다 저에게 와있었고…. 차라리 감옥이 낫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누가 나를 죽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은 신체적 접촉은 있었지만, 폭력은 아니었고 욕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B 선수/음성변조/가해자로지목된 선수 : "왜 진 것 같으냐, 탁구 기술적으로. 물어봤는데, '그냥 하다가 그랬는데요.' 이런 식으로 해서 네가 생각할 때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콕' 한 게 그 선수는 주먹으로 확 때렸다고 한 거 같아요."]

코치도 선수들이 함께 어울리는 사진과 영상을 보낸 뒤 왕따와 괴롭힘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사실관계를 조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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