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교육 한계.."관계 형성하는 법 못 배워요!"
[앵커]
학교 복도에 얼굴 그림이 가득 걸렸습니다.
표정마다 개성이 넘치는데요.
학생들이 그린 선생님 얼굴입니다.
그림만 봐도 어느 과목을 가르치는지 짐작 하시겠죠?
선생님 얼굴, 제대로 본 지가 벌써 1년 반 가까이 되는데요.
학생들은 선생님 사진에 상상력을 더해 그렸다고 합니다.
내일(15일)은 코로나 이후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바뀐 교실 풍경과 수업 분위기를 보고 느끼며 교사들, 요즘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최유경 기자가 학교를 찾아 교사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마스크를 낀 아이들이 손팻말을 들고 선생님을 환영합니다.
["선생님~ 선생님~"]
이 초등학교에선 오늘은 6개 학년 중 4개 학년만이 등교수업을 했습니다.
[김지선/서울 보라매초 교사 : "얘네 이제 곧 갈 거야. (아니, 안 갈 거예요~) 가~ 너희가 오면 다른 애들도 다 오지."]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온라인 수업은 늘 아쉬움을 남깁니다.
[김지선/서울 보라매초 교사 : "얘들아, 비디오 안 켠 사람 제발 비디오도 좀 켜줄까?"]
중위권이 줄고 상하위권이 늘어나는 학습 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김지선/서울 보라매초 교사 : "아이들이 좀 많이 격차가 벌어졌어요. 그래서 위에 아이들은 여전히 좀 잘하는 아이들은 계속 잘하는데 여기 중하위권이 좀 많이 내려간 거 같아요."]
결국 전면 등교수업을 선택한 학교도 있습니다.
학습 결손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는데, 교사와 학생 모두 반응이 좋습니다.
[석혜정/서울 구로중 교사 : "선생님들의 만족도도 좀 높고 학생들도 친구들하고 일단 관계를 맺을 수 있고요."]
[이도윤/서울 구로중 3학년 : "친구들이랑 같이 이렇게 뭔가 한다는 게 제일 그래도 좋은 거 같아요."]
준비할 새도 없이 맞게 된 비대면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의 의미마저 바꿔놨습니다.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타인과의 관계 형성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신창복/서울 광남중 교사 : "대면 수업을 해도 애들 모둠 수업이나 행사 같은 걸 전혀 못 하잖아요. 그러면 딱 보면 애들은 학습만 하는 거야."]
[양재규/서울 노원초 교사 : "학교에서 아이들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법을 배우는, 그 부분이 빠지다 보니까 학습활동을 하면서도 이게 뭔가 채워지지 않는듯한 게 (계속 있는 거죠)."]
교사들은 학생 한 명 한 명, 교실 구석구석까지 손길을 미칠 수 있는 대면 수업 확대만이 정상화의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성옥규/서울 인수초 교사 : "아이들이 제일 큰 피해자이다. 아이들은 오늘 학교에 와서 무슨 자기한테 좋은 일이 있었을까."]
[신창복/서울 광남중 교사 : "학급당 학생 수 줄여서 무조건 대면하는 게, 그 외에는 방법은 없어요."]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송혜성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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