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정 유능함" 되짚은 문 대통령, "대통령 소통" 요구한 여당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면서 “재·보선 패배를 쓴 약으로 삼아 국민이 가장 아프고 힘든 부분을 챙기는 데서부터 정부와 여당이 유능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는 문 대통령이 국민과 좀 더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권은 4·7 재·보선 참패 후 겸허한 민심 수용을 통한 쇄신과 변화 의지를 밝혔다. 청문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에서 여권 지도부가 ‘유능함과 소통’을 화두로 주고받은 것은 바람직하다. 당·청 모두 유능하지 못했거나 소통이 부족했다고 되새기고,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 민생·협치에 매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도,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 하나로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며 당정 단합을 주문했다. 역대 정부마다 임기 말 당정 갈등이 국정 혼란으로 이어졌던 전례를 떠올리며 ‘원팀’을 강조한 것이다. 당장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과 혼선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와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정은 ‘집값 하향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와 근간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 종부세 기준 완화에 신중하고, 집값 상승으로 커진 1주택·실수요자·무주택자의 세금·대출 부담을 줄이는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
송영길 대표는 당이 국정주도권을 쥐길 바랐고, 문 대통령도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임기 말 국정의 무게추는 청와대에서 대선과 민심에 다가서는 여당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간 청와대의 장악력이 컸던 당·청관계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목표는 민생이어야 한다. 코로나19 속 집단면역·전면 등교·서민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일자리·부동산도 성과를 내야 한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쌓인 2차 검찰개혁은 속도를 조율하고, 김부겸 총리의 취임 일성인 “국민 통합”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여권 내 소통은 강성·친문 당원들의 문자폭탄 후유증을 겪으며 좁아진 언로부터 활성화·정상화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여야 관계도 민주당의 김 총리 인준안 단독 처리와 야당이 반대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경색됐다. 5월 국회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처리와 2·4 부동산 대책 입법 등이 산적해 있다. 국민의힘도 과거 야당이 반대한 장관 임명을 강행해온 여권이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사퇴시키면서 한발 물러선 만큼 시급한 민생 현안에는 대승적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당 주도 국정’ 의지를 밝힌 여당은 협치의 책임이 더 커졌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본 목욕탕서 700장 이상 불법도촬한 외교관···조사 없이 ‘무사귀국’
- 서울 다세대주택서 20대 남성과 실종 신고된 10대 여성 숨진 채 발견돼
- 안현모, 이혼 후 한국 떠나려고···“두려움 있었다” (전참시)
- 尹, 9일 기자회견 유력…대통령실 “할 수 있는 답 다하겠다는 생각”
- 인감증명서 도입 110년 만에…9월30일부터 일부 온라인 발급 가능해져
- “하이브·민희진 분쟁은 멀티레이블 성장통” “K팝의 문제들 공론화”
- ‘유시민 누나’ 유시춘 EBS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
- 김신영 날린 ‘전국노래자랑’ 한달 성적은…남희석의 마이크가 무겁다
- 국가주석에 국회의장까지 권력 빅4 중 2명 숙청···격랑의 베트남 정치
- 수능 6등급도 교대 합격···상위권 문과생들 “교사 안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