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52조 만족 안 해.. AI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

최인준 기자 2021. 5. 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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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日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돌아온 미더스의 손'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앞으로는 대규모 기업 인수보다는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규모 인수·합병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비전펀드 스타트업 투자를 현재의 2배인 500곳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60대가 끝나기 전에 후계자 후보를 정할 것”이라면서도 “의욕이 있는 한 경영에 참가하겠다”며 현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소뱅 그룹은 2019년 9615억엔(약 10조원) 적자를 내며 최악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작년엔 일본 기업 사상 최대인 4조9879억엔(약 52조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일본 재계에서도 “손마사요시가 돌아왔다”며 찬사를 보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만족 안 해...투자 2배 늘릴 것”

손 회장은 투자 전략을 바꾼 이유에 대해 “(대형 M&A는) 기술 기업 투자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 영국 보다폰의 일본 법인 인수 등 대형 딜을 성사시켰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AI 분야에 거대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향후 AI 분야 기업 여러 곳에 집중 투자해 정보혁명이라는 방향으로 전진하는 기업 무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AI 투자는 이미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조원 넘게 투자한 세계 2위 AI 얼굴인식 업체인 중국 센스타임은 현재 기업가치가 13조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억원을 투자한 AI 기반 미국 물류로봇 개발 업체인 버크셔그레이도 최근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손 회장은 지난 3월 출범한 네이버와의 합작사에도 향후 5년간 AI 기술 개발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에) 크게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기업의 주가 변동은 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 순익도 분기에 1조엔씩 늘었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상장 기업으로 성장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60대 끝나기 전 후계자 정할 것

손 회장은 최근 투자 실패에 대해 “여러 면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2019년 말 상장에 실패했고, 최근 영국 금융회사 그린실캐피털은 파산했다. 그는 “위워크의 창업자인 애덤 뉴먼을 너무 과대평가했던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자신의 투자 성과에 대해 “(펀드 운영 초기였던) 2년 전에는 순전히 내 감을 믿고 투자했다면 이제는 투자회사로서의 짜임새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올해 64세인 손 회장은 자신을 이어 그룹을 이끌 후계자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60대가 끝나기 전에 후계자 후보를 추릴 것”이라며 “다만 (은퇴 이후에도) 의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70, 80세까지도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손 회장은 후계자의 조건에 대해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첨단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서 금융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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