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아르헨티나 특급' SK 김민수 "한국에서 선수 생활, 큰 축복이었어"

서호민 입력 2021. 5. 14. 17:23 수정 2021. 5. 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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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SK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던 김민수(39, 200cm)가 은퇴한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SK와 계약이 만료된 김민수는 현역 연장 의지를 접고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서울 SK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 클럽맨으로 13시즌을 뛴 김민수는 2020-2021 시즌을 마치고 3번째 FA자격을 얻었으나 허리 부상 등 몸 상태, 그리고 팀의 세대 교체 등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김민수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8년 드래프트 2순위로 SK에 입단한 김민수는 좋은 신체조건과 정확한 슈팅을 앞세워 통산 533경기에 출전해 5천 432점(평균 10.2), 2천410리바운드(4.5), 650어시스트(1.2)의 기록을 남겼다. 리바운드는 SK 팀 통산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김민수는 2000년대 중후반 KBL에 열풍이 불었던 귀화혼혈선수 1세대 선두주자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지난 2002년 '농구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에 건너왔고, 이후 국가대표 승선, 프로 입단, 챔프전 우승 등 농구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뤄내며 진정한 코리안 드림을 실현했다.

김민수는 은퇴 사실을 전하며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서 선수 생활을 한 것은 나에게 엄청난 큰 축복이었다. 최부영 전 감독님을 비롯해 물론 자신의 농구인생에 있어서 함께한 지도자, 선수, 팬들,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민수가 있었다라고 말했고, "코리안드림을 꿀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민수와 전화 통화를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은퇴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리가 많이 안 좋았는데, 뼈 모양이 어긋났다. 의사로부터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후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었고 팀의 발전을 위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Q.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사실 시즌 최종전에서 5분이라도 경기를 뛰고 싶었는데 그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뛸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크지만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Q. 은퇴 결정에 가족들은 어떤 말을 해줬나.
은퇴 얘기를 처음 꺼낸 순간 가족들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사정을 얘기해줬고, 그 이후로는 가족들도 잘 이해해줬다. 지금 가족들이랑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선수 생활 내내 뒷 바라지 해준 아내와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13년 선수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2018년 챔프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내가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최부영 전 감독님과 김현국 감독님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두분 모두 아버지 같이 나를 잘 챙겨주셨다. 문경은 전 감독님은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끔 장점을 극대화시켜 주셨다. 그리고 여태까지 SK에서 함께 했던 사무국 직원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이외에 선수 시절 함께한 코치님,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도 감사하다.  

 

Q. 귀화혼혈선수 1세대로서 한국에서 10년 넘게 선수생활 하면서 태극마크, 챔프전 우승 등 굵직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사실 처음 한국에 건너왔을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여기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 계속 지내다보니 한국 사람들, 음식, 문화 등 모든 게 좋았다. 결혼도 한국에서 했고 또 가정도 꾸렸다. 지금도 한국이 너무 좋다. 이곳에서 프로선수로서 10년 넘게 커리어를 보낼 수 있던 것, 나에겐 엄청난 큰 축복이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계속 살 계획이다.

Q.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하나.
팬분들에게는 매사에 꿋꿋한 자세로 열심히 뛰었던 선수구나 라고 기억되고 싶다.

Q. 은퇴 후 제2의 삶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모교인 경희대에서 코치로 새 출발하게 됐다. 최근 경희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친구인 우승연 코치와 함께 김현국 감독님을 잘 보필해 경희대 농구를 다시 정상권에 올려놓는 데 일조하고 싶다.

Q.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선수들과 친한 형, 동생처럼 가깝게 지내고 싶다. 지금도 경희대 선수들에게 가끔씩 장난도 치면서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13년 간 김민수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13년 간 선수생활하면서 좋은 순간, 나쁜 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나는 것 같다. 욕도 많이 먹었는데 어쨌든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이제는 지도자 김민수의 새 출발을 지켜봐달라.
#사진_점프볼DB(박상혁, 홍기웅 기자), KBL 제공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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