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아르헨티나 특급' SK 김민수 "한국에서 선수 생활, 큰 축복이었어"
지난 시즌을 마친 뒤 SK와 계약이 만료된 김민수는 현역 연장 의지를 접고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서울 SK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 클럽맨으로 13시즌을 뛴 김민수는 2020-2021 시즌을 마치고 3번째 FA자격을 얻었으나 허리 부상 등 몸 상태, 그리고 팀의 세대 교체 등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김민수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김민수는 은퇴 사실을 전하며 "한국에서 프로 선수로서 선수 생활을 한 것은 나에게 엄청난 큰 축복이었다. 최부영 전 감독님을 비롯해 물론 자신의 농구인생에 있어서 함께한 지도자, 선수, 팬들, 가족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민수가 있었다라고 말했고, "코리안드림을 꿀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민수와 전화 통화를 통해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은퇴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리가 많이 안 좋았는데, 뼈 모양이 어긋났다. 의사로부터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후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었고 팀의 발전을 위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Q.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사실 시즌 최종전에서 5분이라도 경기를 뛰고 싶었는데 그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도 뛸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크지만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은퇴 얘기를 처음 꺼낸 순간 가족들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사정을 얘기해줬고, 그 이후로는 가족들도 잘 이해해줬다. 지금 가족들이랑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선수 생활 내내 뒷 바라지 해준 아내와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13년 선수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순간,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2018년 챔프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내가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최부영 전 감독님과 김현국 감독님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두분 모두 아버지 같이 나를 잘 챙겨주셨다. 문경은 전 감독님은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끔 장점을 극대화시켜 주셨다. 그리고 여태까지 SK에서 함께 했던 사무국 직원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이외에 선수 시절 함께한 코치님,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도 감사하다.
Q. 귀화혼혈선수 1세대로서 한국에서 10년 넘게 선수생활 하면서 태극마크, 챔프전 우승 등 굵직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가.
사실 처음 한국에 건너왔을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여기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웃음). 계속 지내다보니 한국 사람들, 음식, 문화 등 모든 게 좋았다. 결혼도 한국에서 했고 또 가정도 꾸렸다. 지금도 한국이 너무 좋다. 이곳에서 프로선수로서 10년 넘게 커리어를 보낼 수 있던 것, 나에겐 엄청난 큰 축복이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계속 살 계획이다.
팬분들에게는 매사에 꿋꿋한 자세로 열심히 뛰었던 선수구나 라고 기억되고 싶다.
Q. 은퇴 후 제2의 삶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모교인 경희대에서 코치로 새 출발하게 됐다. 최근 경희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친구인 우승연 코치와 함께 김현국 감독님을 잘 보필해 경희대 농구를 다시 정상권에 올려놓는 데 일조하고 싶다.
Q. 지도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선수들과 친한 형, 동생처럼 가깝게 지내고 싶다. 지금도 경희대 선수들에게 가끔씩 장난도 치면서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
13년 간 선수생활하면서 좋은 순간, 나쁜 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나는 것 같다. 욕도 많이 먹었는데 어쨌든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이제는 지도자 김민수의 새 출발을 지켜봐달라.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hanmail.net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