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신경쓰는 아빠도, 주식 궁금한 대학생도..이제 '문센' 갑니다

박대의 2021. 5. 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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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코로나로 달라진 문화센터
단순교양·육아강좌 벗어나
재테크·자격증반 등 개설
유명셰프 초빙해 홈쿡 교실
모든 강좌 8인이하 제한도
대부분 온라인 수업 병행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온라인 요리 강좌.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박나영 씨(36)는 지난해 12월 현대백화점 온라인 문화센터 '현대백화점 컬처클래스'에서 홈트레이닝을 받았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면서 출산 후 체형 관리가 필요했던 박씨는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운동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바로 신청했다. 박씨는 "스�R이나 런지(하체 근력 강화 운동)같이 기본적인 동작조차 모르는 운동 초보자라 걱정이 컸는데, 강사와 영상으로 소통하면서 자세 수정을 받을 수 있어 불편함이 없었다"며 "운동이 몸에 익으면 다음에는 필라테스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형준 씨(33)는 주말을 이용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글로벌 쿠킹' 강좌를 들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직접 만들 기회가 없었던 김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수업을 신청했다. 처음 쥐어보는 조리 도구가 어색했지만 여자친구와 둘이서만 들을 수 있는 소수 정예 수업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달라지고 있다. 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문화센터가 1인가구부터 커플이나 젊은 직장인까지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다양한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방식의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과 소수 정예 등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수강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센터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고객을 점포로 이끄는 대표적인 집객 수단이다. 충성 고객과 꾸준히 연결될 수 있는 효과도 크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타격이 컸다. 지난해 여름학기에는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50명 이상이 수강하는 대규모 강좌를 없앴고, 영유아나 임신부 등 감염에 취약한 수강생을 위한 강좌는 폐강됐다.

서울 연희동 더니커피 김승욱 바리스타가 에센셜 커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이런 흐름 속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문화센터의 등장이다. 문화센터를 점포 방문 계기로 만들려는 운영 취지에서는 벗어났지만, 코로나19 극복 이후 잠재적인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온라인 수업을 도입했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세대를 흡수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유통업계 최초로 네이버 강의 플랫폼 '엑스퍼트'에서 현대백화점 컬처클래스를 선보였다.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서 수업하는 방식을 탈피해 강사와 수강생이 문자나 음성, 영상을 통해 일대일로 소통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오프라인 강좌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강의도 다양화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명 인사의 강연 등은 온라인 강좌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월에 진행한 부동산 강좌는 동시 수강생이 500명을 넘어섰다"며 "수강생이 급증하면서 강좌 수를 80여 개에서 300여 개로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이달에는 영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한 원데이 클래스 '더현대 온클래스'를 진행한다. 필라테스, 요가, 체형교정 등 홈트레이닝과 사진 촬영, 전자책 작성법 등 다양한 수업을 선택해서 원하는 날에만 들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양방향 영상 수업과 실시간 강의 방식을 도입해 온라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학기에 처음 선보인 이후 매 학기 강의 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번 여름학기에는 강좌 수를 32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학기 대비 4배에 달한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강좌에서는 소수 정예와 고급화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홈술, 홈쿡 등 최근 증가한 실내 활동에 맞춘 강좌를 소수 정예로 선보이고 있다. 기존 대규모 강의보다 집중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본점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쿠킹' 클래스와 강남점에서 선보인 '홈술 플레터 감성 안주메뉴' '워라밸 근사한 혼밥 레시피' '홈술 다이닝 국내 맛집 레시피' 등은 소수 정예로 진행하면서 만든 음식을 포장해 원하는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로 작용하고 있다.

더현대서울 문화센터 `CH1985` 내부.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에 자리한 'CH1985'에서는 유명 셰프나 체형관리 전문가를 직접 강사로 초빙해 수강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모든 강좌를 최대 8인 이하로 제한해 강사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김영준 셰프의 '한식 오마카세' 강좌와 '도우룸 바이 스와니예'의 김형철 셰프가 진행한 수업은 파인다이닝을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20·30대 수강생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문화센터에서는 가정에서 식물을 키우는 추세를 반영해 식물 큐레이터가 식물생활 즐기기를 돕는 강좌를 만들었다.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서 채식 전문 요리사를 초빙한 강좌도 선보였다.

문화센터의 핵심 고객인 주부를 위한 강좌도 확충됐다. 특히 자녀 교육과 관련된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아예 키즈카페를 점포 내에 특화공간으로 만들어 영어 교육에 관심이 높은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김포공항점 2층 문화홀에 국제 놀이학교 브랜드 '킨더마마 더 시그니처'를 열었다. 자녀를 둔 주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킨더마마의 플래그십 브랜드로, 4세부터 9세까지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국제 놀이학교 브랜드다. 교사 1명당 3명 이하의 아이들로 소수 정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 선생님들과 함께 놀이 수업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270평 규모의 대형 공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예술, 요가, 피트니스 등 다양한 활동 공간을 마련해 테마에 맞게 즐기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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