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LG CNS, 한은 '디지털 화폐' 실험 도전 결정(종합)

이진영 2021. 5.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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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달 '법정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참가사 경쟁입찰 공고 예정
KT "검토 중" vs 삼성SDS "결정된 바 없다" vs SK(주) C&C "불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네이버, 카카오, LG CNS가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시작하는 '법정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준비에 분주하다. CBDC 기술과 시장의 선점은 물론 블록체인 기술을 한층 고도화해 사업 활용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올 하반기부터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발행·유통·환수·폐기 등 생애주기별 처리 업무와 함께 송금, 대금결제 등의 서비스 기능을 모의실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은은 이달 안에 한은 또는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에 민간 업체 선정 기준, 선정 사업자 수 등 관련 내용을 등 담은 경쟁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블록체인(분산저장)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발행 및 보증하는 전자화폐이다.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지폐나 동전처럼 액면가격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발행 주체가 민간이고, 시장가격 변동성이 높은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PIDC: Privately Issued Digital Currency)와는 차이가 있다.

OO페이, 가상화폐 등 디지털 화폐가 확산하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그에 맞서 법정 디지털 화폐인 CBDC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주요 대도시에서 위안화 CBDC 사용 실험을 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은은 아직 CBDC 도입 여부에 신중한 가운데 이번 모의실험 등을 통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공고가 나면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를 통해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응모하겠다고 이날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는 최근 한은의 CBDC 모의실험 준비팀을 발족시켰다. 응모가 나면 바로 도전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기술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테크핀 사업을 통해 다양한 결제 노하우를 쌓았다. 특히 라인은 지난해 한은이 연구 목적으로 진행한 ‘CBDC 파일럿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라운드X도 한은의 CBDC 모의실험에 응모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부터 이더리움 기반 기술 개발사 컨센시스와 시작한 CBDC 기술 협력이 눈에 띈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인 조셉 루빈이 설립한 블록체인 기술 솔루션 회사로 이더리움 지갑 메타마스크와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도구인 트러플 등을 개발한 바 있다. 특히 컨센시스는 최근 기존 이더리움과 호환성이 큰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쿼럼을 활용해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주요국의 CBDC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에 시스템업체(SI) 업체들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LG CNS도 응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 CNS 관계자는 "한은 CBDC 3차 기술검증을 수행했고, 한은 CBDC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외부 컨설팅 사업에도 참여했다. 또 신한은행 디지털 화폐 시범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CBDC 관련 사업 레퍼런스를 보유했다"고 피력했다.

나머지 주요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는 "참여 여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SK(주) C&C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데이터센터·클라우드·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을 경주하고 있는 KT는 CBDC 모의실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SK텔레콤은 응모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한은의 실험사업을 낙찰받는 업체가 CBDC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더 나아가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 고도화·활용도 제고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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