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수송 극대화로 4분기 연속 흑자

김재섭 2021. 5.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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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1조7498억원·영업이익 1245억원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4%↓·영업이익 흑자 전환
2분기에도 화물수송 '올인'..실적 이어질 전망
대한항공 장거리 노선 화물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올 1~3월 1조7498억원의 매출을 올려 1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2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5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6920억원에서 288억원으로 줄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여객 수요 위축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화물수송 극대화 및 순환휴업 실시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벨리(Belly·여객기 하부 화물칸)를 통한 항공화물 수송은 줄었으나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화물 전용 여객기 운항 및 좌석 장탈 여객기 투입 등으로 화물 수송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2021년 1분기 실적. 별도 기준. 공시내용 갈무리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 중 화물 수송 매출은 1조3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수출물량 증가로 항공화물 수요는 갈수록 느는 추세이다. 대한항공은 이런 추세를 반영해 중거리 노선에 투입했던 여객기(A330 기종)를 미국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 같은 장거리 노선의 화물 전용 여객기로 전환하는 특단의 조처까지 취했다. 다음달 부터 각각 주 3회 운항한다.

화물 전용 여객기는 여객은 태우지 않고 화물만 싣고 운항하는 여객기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객 운항이 줄어들면서 화물 전용 여객기 운항이 증가했다. 기존 미주 노선에 투입된 화물 전용 여객기는 ‘보잉 777’과 ‘보잉 787’ 같은 장거리 노선 항공기였다. A330은 동남아, 중국, 일본 등의 노선에 투입됐다.

A330은 보잉777 이상 기종에 견줘 화물 탑재량은 적고 중간 기착 비용까지 발생한다. 보잉777 이상 대형 기종은 최대 운항 거리가 1만3천㎞를 넘어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동부 도시까지 한번에 비행이 가능하지만, A330은 최대 운항 거리가 9500㎞로 인천에서 출발하면 미국 동부까지 한번에 비행할 수 없다.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착륙해 급유와 점검을 받은 뒤 이륙해 최종 목적지로 간다.

하지만 화물수송 수요 증가로 항공화물 운임이 높아지면서 이를 감안해도 수익이 난다. 항공운임 흐름을 보여주는 발트항공화물운임지수(BAI)를 보면, 지난해 1㎏당 3.19~7.73달러 사이를 등락하던 항공화물 운임이 올 4월에는 8.48달러로 올랐고, 5월에는 9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화물기는 100% 가동 중이고, 여객기 보잉 777-300 9대의 좌석을 제거해 캐빈과 화물칸에 화물을 싣고 있다. 여객기 2대는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백’을 설치해 운영 중”이라며 “올해 1분기 화물기 운항 횟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7% 증가한 주간 143회에 달했고, 화물 전용 여객기는 월 700~800회 운항하고 있다. 여객기 조종사를 대상으로 화물기 조종 전환 교육도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2분기(4~6월)에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객 사업은 부진한 가운데 화물 운송으로 실적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업체는 2분기 화물운송 사업에 대해 “여객기 벨리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전망, 해운 물류 적체수요 증가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화물 노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유 기재를 유연하게 활용하며 실적을 극대화하고, 경쟁 항공사들의 점진적인 공급 확대와 해운 수송 개선 등이 예상되는 하반기 시장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객 사업에 대해서는 “주요 취항국별 입국 제한 정책,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 등 향후 국제여객 수요 회복에 미치는 요인 및 추세를 감안해 탄력적으로 노선을 운영하고, 백신 여권과 트래블 버블 등 항공여행 환경 변화에도 면밀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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