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에 김치 프리미엄까지.. 겹악재 만난 암호화폐
미국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국내외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도 여러 악재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암호화폐 가격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발언과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 우려 등으로 주춤하고 있다.
14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하루 전보다 81만2000원(1.3%) 상승한 630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나서 다시 소폭 상승했다. 12일에는 하루 만에 748만원(10.73%)가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간 가장 큰 이유는 머스크 발언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서,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크 행보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다음 달부터 비트코인을 정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겠다고 하자 가격이 20% 넘게 치솟았다. 알트코인인 도지코인 가격도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김치프리미엄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해외 가격에 비해 웃돈이 얹어지는 탓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규모, 가격 변동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거래소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얻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기도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때는 우리나라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싸게 거래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엄격한 외환관리법과 2017년을 연상시킬 정도로 불어닥친 암호화폐 열풍이 김치프리미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40~50% 정도 프리미엄이 형성된 이후, 가격이 급락한 경험을 생각해보면 여간 찜찜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불법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이 바이낸스 관계자들의 자금세탁 및 탈세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우리는 법적 의무를 진지하게 이행하고 있고, 관련 기관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너무 많은 퍼드(FUD)가 있다”며 “누군가에게는 고통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썼다. FUD는 불안(fear)·불확실성(uncertainty)·의구심(doubt)이라는 단어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일각에선 자산시장 거품론이 다시 제기됐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국제금융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원자재 등 모든 금융 및 자산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에브리싱 랠리 마켓’(Everything Rally Market)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한 가운데, 비트코인, 벤처캐피탈 등 위험자산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 닷컴버블 당시 인터넷 관련주 등에 거품이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택, 원자재 등 실물자산 가격 상승이 동반되는 상황이다.
특히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버블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에는 대부분 경기 정점기에 버블이 발생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해 과열을 방지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회복기에 버블 우려가 발생해 연준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3만6000원(0.06%) 내린 6303만3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13만3000원(2.82%) 오른 485만4000원, 리플은 25원(1.45%) 내린 1700원을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12원(1.95%) 내린 604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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