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춤하는 사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 내는 글로벌 車업계
자율주행차의 대명사로 꼽히던 테슬라가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출시를 미루고, 사고로 안전성의 우려를 받는 사이 글로벌 자동차·IT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행하는 자율주행 시험을 기반으로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하는 등 한 단계 높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웨이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캘리포니아 교통국(DMV)에 자율주행 차량 기반 무인자동차 유료 서비스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이는 자율주행차량을 이용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승차 및 운송 요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으로, 웨이모와 크루즈는 각각 1월, 3월에 신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신청서를 검토 중이며 서비스 허가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은 상태다.
웨이모와 크루즈는 현재 실현된 자율주행 기술의 가장 높은 단계인 레벨 4를 시험운행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앞선 업체들인 셈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0~5까지 총 여섯 단계로 구분하는데, 레벨 2까지의 시스템이 보조 역할에 그친다면 레벨 3부터는 시스템이 운전하고 사람이 보조하게 된다. 현재 차에 탑재된 자율주행 기술은 대부분이 레벨 2 정도다.
자율주행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역시 레벨 2 수준이다. 아직 불완전한 수준임에도 테슬라는 자사 차량 기능에 ‘오토파일럿’, ‘완전자율주행’ 등의 이름을 사용해 과장 광고 비판을 받아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인간을 능가하는 신뢰성을 지닌 자율주행 개발을 확신한다”고 밝혔으나 최근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테슬라가 올해 말까지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현재 미 연방고속도로 안전규제당국(NHTSA)은 테슬라 자율주행 관련 20여 건의 사고를 조사 중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난항을 겪는 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한 단계 높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6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구체화된 자율주행 로드맵을 발표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자율주행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GM의 승용·상용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대폭 적용하고, 2023년부터 두바이에서 최대 4000대의 레벨 4 무인로보택시 서비스 돌입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그룹도 2025년까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밴 ‘ID.버즈'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함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아르고AI의 자율주행 기술을 이미 미국 6개 주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올해는 독일 뮌헨에서도 실증사업을 전개해 기술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과 미국 포드가 26억달러를 투자한 아르고AI는 레벨 4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혼다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레벨 3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고급 세단 ‘레전드'를 출시했다. 레벨 3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전드는 악천후 상황이 아닌 차 전용도로 등 정해진 조건 하에서 탑승자를 대신해 시스템이 운전을 주도한다. 운전자가 손과 발을 쓰지 않아도 시스템이 상황에 맞게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혼다는 레전드를 우선 100대 한정, 리스 방식으로 내놓고 향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기술업체들의 자율주행 굴기(崛起)도 거세다. 바이두는 지난 2일 세계 최초로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를 개시했다. 바이두는 올해 1월부터 미국에서 안전요원도 태우지 않은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을 시험운행했다. 이번 서비스 역시 레벨 4 자율주행이 탑재돼 운전자가 필요 없지만 만일을 대비해 안전요원을 태우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택시 탑승을 원하는 승객은 다른 택시처럼 앱을 통해 로보택시를 부를 수 있으며 승차요금은 회당 30위안(약 5100원)이다. 이번 상용화를 시작으로 바이두는 아폴로 고를 활용해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방문객 수송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닛산과 미쓰비시, 르노 등으로부터 수 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중국 자율기술 개발업체 위라이드는 지난 4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시범운행 허가를 받았다. 이번 허가로 위라이드는 오토X, 바이두, 크루즈, 웨이모에 이어 7번째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허가를 받은 기업이 됐다. 위라이드 측에 따르면 자사 자율주행 택시는 지난 해 총 14만7000회 이상 운행됐고 6만 명이 넘는 이용자수를 기록했으며, 특히 위라이드 측은 운행 중 안전사고는 한 건도 없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합작한 ‘모셔널’을 통해 2023년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미국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에 공급할 계획이다. 모셔널의 로보택시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돼, 전용도로 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을 거쳐 상용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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