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개월 만에 "내수 개선" 평가.. 인플레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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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내수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내수 개선'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코로나19 2차 유행 직전인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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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내수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화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승인액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민간소비 지표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서다. 다만 미국에서 촉발된 물가 상승에 대해선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경계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세 등에 힘입어 제조업·투자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면 서비스 부진 완화 등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내수 개선'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코로나19 2차 유행 직전인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정부에서 매월 발간하는 그린북은 정부가 경제 상황을 바라보고 종합 평가를 하는 공식 창구로 쓰인다.
정부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은 그만큼 민간소비 지표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18.3%씩 늘어나며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온라인 매출액은 1년 사이 48.6% 증가했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 14개월 만에 100을 넘어선 뒤 지난달 102.2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국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해선 "인플레 우려 지속되고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미국의 인플레 우려 상황과 연계돼 있다"면서 "그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2%로 나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김 과장은 "기저 요인도 상당히 강한 측면이 있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려면 고용이 상당 부분 이끌어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또 "자동차, 반도체 생산 등 공급 차질이 상당 부분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자 측 요인은 적다고 평가했다.
국내 물가가 점차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정부의 수급 안정 노력에 더해 양파·대파 등 주요 채소류가 수확기로 접어들면서 농축산물 물가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하고 있다"며 "농축산물 가격이 아직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가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 이달 계란 4,000만 개 이상을 수입하는 것은 물론, 쌀·배추 정부 비축물량을 풀어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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