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1심서 무기징역.. "상상못할 만행으로 아이 사망케 해"(종합)

법원, 양모 '살인죄' 인정
양부는 징역 5년 선고 후 법정구속

생후 16개월의 입양 딸인 정인이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35)씨가 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양부 안모(37)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정인이 양부모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리는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법정최고형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14일 오후 1시 50분 열린 정인이 양부모의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하고 각각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살인 등의 혐의를 받는 장씨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정서적 학대 뿐 아니라 신체적 학대를 자행했다. 급기야 발로 강하게 복부를 밟는 등 상상도 하지 못할 만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머리, 복부, 다리, 어깨 등 신체 곳곳에는 학대로 인한 신체 손상의 처절한 흔적이 남아있었고,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된 존엄을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반인륜성과 반사회성이 매우 크고 분명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 대해서는 “양부로서 함께 생활하면서 양육 상태를 알기 쉬운 위치임에도 학대를 알지 못했다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만을 했다”며 “세 차례나 학대신고가 이뤄졌음에도 장씨의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장씨의 기분만 살피면서 오랜 기간 동안 학대를 방관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어 “특히 피해자 사망 전날 어린이집 원장이 피해자의 악화된 상태를 설명하고 꼭 병원에 데려갈 것을 당부했음에도 호소를 거부함으로써 생명을 살릴 마지막 기회조차 막아버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정인이 사망 원인으로 지적된 복부 손상은 장씨가 발로 밟아 생긴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장씨가 누워 있는 피해자를 적어도 2회 발로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이 절단되고 대장, 장간막이 파열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사망 당일 오전 8시 34분 찍힌 동영상에서 피해자가 걷는 모습 등을 비춰볼 때 췌장 절단 등 복부 손상은 사망 당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살인의 고의성에 대해서도 “인간이 생명을 유지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기가 복부에 있고, 반복적으로 둔력을 가하면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해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건 일반인 입장에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두 사람의 결심공판에서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10년, 전자장치 부착 명령 30년, 보호관찰 명령 5년 등을 내려달라고도 했다. 안씨에게는 징역 7년 6개월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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