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에 불매운동까지..'머스크 배신'에 돌아간 부메랑

류종은 2021. 5. 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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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간판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주가하락과 불매운동에 신음하고 있다.

미국 증권사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수개월 만에 번복한 것은 테슬라와 가상화폐 투자자 모두에게 혼란스러운 조치"라며 "테슬라의 성장 궤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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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베를린 AP=연합뉴스

미국의 간판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주가하락과 불매운동에 신음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전기차 구매도 가능하다고 공언했던 방침을 갑작스럽게 보류하면서다. CEO의 가벼운 말 바꾸기에 시장에선 부메랑으로 돌려준 셈이다.

14일 블룸버그 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줄곧 하향곡선을 이어간 가운데 장중엔 5.40% 하락한 559.65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종가(672.37달러)와 비교하면 14.9% 하락한 수준이다.

외신들은 테슬라 주가가 확실한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약 1년 2개월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582.60달러)을 밑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 주가는 이번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며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빠진 이후 최악의 주간 손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이 계속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금융투자 업계에선 머스크 CEO의 각종 돌발행동과 입장 번복 등이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사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수개월 만에 번복한 것은 테슬라와 가상화폐 투자자 모두에게 혼란스러운 조치"라며 "테슬라의 성장 궤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4일 트위터에 도지코인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발언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이 와중에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결정한 지 하루 만에 또 다른 가상화폐인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전했다. 사실상 도지코인을 테슬라의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이후 도지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540원대에서 637원까지 폭등했다. 이후 급등락을 거쳐 오후 12시 30분 현재 610원대에 횡보하고 있다.

혼란이 계속되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머스크 CEO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 비트코인을 팔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약 1조6,644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산 뒤, 고점에서 일부를 매각해 1억100만 달러(약 1,123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트위터를 통해 확산 중인 테슬라 전기차 불매 운동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트위터 갈무리

머스크 CEO의 돌발행동은 '팬심'으로 가득했던 테슬라 구매자들도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불매를 촉구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가 등장했고, 트위터에는 테슬라 차 주문을 취소했다는 인증샷도 잇달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머스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사기꾼"이라며 테슬라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머스크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내서 속이고 그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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