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흠뻑 젖은 유통街.."MZ세대 주당 모셔라"

신지훈 2021. 5. 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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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가 술에 빠졌다.

MZ(밀레니얼+Z)세대가 주류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다.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와 의미를 찾는 '펀슈머(Fun+Consumer)'가 강세를 보이며 기존 제품 대신 수제맥주를 구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술', '혼술' 등에 친숙하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와인과 수제맥주 시장이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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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와인', 편의점 '수제맥주' 판매량 급증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유통가가 술에 빠졌다. MZ(밀레니얼+Z)세대가 주류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다. 와인과 수제맥주 판매가 급증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유통업계도 2030 젊은 '주당'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12일, 이마트 용산점 와인매장에서 모델들이 '와인장터'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 진입장벽 낮추자 대형마트서 대박난 와인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와인 수요 잡기에 혈안이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와인 수입액은 1억966만2천달러(약 1천2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5.4% 증가했다. 한 분기 와인 수입액이 1억달러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량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입량은 1만5천473t으로 지난해보다 86% 늘었다.

대형마트의 와인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이마트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7% 신장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각각 77%, 30% 증가했다. 와인은 기존 대형마트 주류 매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던 맥주마저 바짝 추격 중이다. 이마트의 올해 와인과 맥주 판매 구성비는 42대 58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대 65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눈에 띄는 점은 MZ세대가 와인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에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와인이 대량 풀리며 와인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다. 이마트가 1~4월 주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30대의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53% 성장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같은 와인 열풍에 대형마트는 역대 최대규모의 와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9일까지 1천200여 품목의 와인을 정상가 대비 최대 70% 할인해 판매한다. 앞서 지난달 와인 행사를 진행한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40% 이상의 매출을 끌어올리며 성황리에 행사를 마치기도 했다.

한 고객이 CU에서 곰표맥주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 없어서 못파는 편의점표 수제맥주

편의점 업계는 수제맥주에 빠졌다.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의 올해 1분기 수제맥주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89~250%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 매출 신장률이 35%대 인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편의점 수제맥주 열풍을 일으킨건 CU의 '곰표맥주'다. 대한제분과 협업해 내놓은 제품으로 최근 대량생산을 시작하며 매출이 폭주하고 있다. 점포에 물량이 풀리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 급기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발주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GS25는 다음달 초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수제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캠핑 맥주'를 모티브로 하며 제조는 오비맥주가 맡는다. 이마트24도 지난 6일 '최신맥주'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수제맥주 시장 진출을 알렸다. '최신맥주'는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중심 타선인 '최정-추신수-제이미 로맥-최주환'을 뜻하는 단어다.

편의점 수제맥주가 인기를 끈 핵심 이유는 최근 이뤄진 주세법 개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며 수제맥주 출고가가 낮아졌다. 일반맥주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재미와 의미를 찾는 '펀슈머(Fun+Consumer)'가 강세를 보이며 기존 제품 대신 수제맥주를 구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술', '혼술' 등에 친숙하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와인과 수제맥주 시장이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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