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깬 반달곰, 전남 백운산 외딴집의 닭장 '똑똑똑'

안관옥 2021. 5. 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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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깬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섬진강을 건너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14일 광양시의 말을 종합하면, 지리산 남쪽인 해발 1222m의 백운산에서 일주일 동안 반달가슴곰이 세 차례 출현했다.

이 곰은 지난 7일 오후 1시쯤 백운산 남쪽 자락인 광양시 진상면 황죽리 구황마을의 한 펜션이 설치한 폐회로카메라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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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백운산에 나타난 반달가슴곰 RM-68. 광양시청 제공

겨울잠을 깬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섬진강을 건너 전남 광양의 백운산 자락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14일 광양시의 말을 종합하면, 지리산 남쪽인 해발 1222m의 백운산에서 일주일 동안 반달가슴곰이 세 차례 출현했다. 이 곰은 지리산에서 동면한 뒤 지난 5일쯤 섬진강을 건너 백운산으로 이동한 4살짜리 수컷(RM-68)으로 추정된다. 몸무게는 80㎏, 길이는 180㎝가량의 성체다.

이 곰은 지난 7일 오후 1시쯤 백운산 남쪽 자락인 광양시 진상면 황죽리 구황마을의 한 펜션이 설치한 폐회로카메라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이튿날인 8일 오전 9시50분께는 이 마을 위쪽 산자락에서 주민 2명과 10여분 넘게 조우했다. 매실밭을 살피러 산에 올랐던 주민들은 곰과 20m쯤 떨어진 거리에서 1분여 동안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오후 반달가슴곰이 접근했던 광양 백운산 외딴 민가의 닭장. 광양시청 제공

곰은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6㎞ 떨어진 백운산 서쪽 자락에서 세 번째로 나타났다. 이 곰은 지난 12일 오후 5시께 전남 광양시 다압면 금천리 외딴 민가에 닭장에 접근했다가 주민한테 발견됐다. 곰은 병아리 20마리가 들어있는 닭장의 패널을 10㎝가량 찌그러뜨린 뒤 인기척이 나자 주변을 배회하다 산속으로 사라졌다. 목격한 주민은 “밖에서 쿵쿵 소리가 나서 방에서 나왔다. 곰이 워낙 커서 깜짝 놀랐으나 사람을 해치지 않고 순순히 물러갔다”고 말했다.

주민의 신고로 현장을 방문한 광양시와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는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주변에 전기울타리를 설치했다.

김영식 광양시 생활환경팀장은 “백운산은 참나무류가 많아 반달곰의 먹이활동에 유리한 공간이다. 이 곰이 백운산에서 잘 서식할 수 있게 보호인력 6명을 배치하고, 카메라 12대를 설치하는 등 보호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달곰은 불곰과 달리 좀처럼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온순한 종이다.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전파발신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만큼 조우하면 즉시 자리를 피하고, 지정된 등산로로 다니면 위험하지 않다”고 전했다.

백운산에선 2018년 6월14일 지리산에서 이동한 반달가슴곰 한 마리(KM-55)가 주민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폐사하기도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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