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는 바겐세일"..개미들 줍줍, 삼전 3조 쓸어담았다
직장인 A(36)씨는 지난 13일 삼성전자 주식 150주를 주당 7만8700원에 샀다. 1200만원에 가까운 돈이다. 그는 "8만원 선이 깨지자 서둘러 매수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세금을 뗀 월급 실수령액 300만원가량의 절반을 삼성전자에 투자해 왔다. 주가가 빠질 때마다 50~200주가량 사 모으는 식이다. 이렇게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이 900여 주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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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일 삼성전자 3조3820억원 순매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도 개미 군단의 진격을 막을 순 없었다.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코스피가 120포인트 넘게 급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조정을 오히려 '바겐세일'로 여긴 모습이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11~13일 사흘간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9922억원가량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6조1739억원, 기관 투자가가 1조6063억원어치 순매도한 물량을 받아낸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를 대거 쓸어 담았다. 개인이 지난 사흘간 순매수한 금액은 3조3820억원에 이른다. 개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전체 금액의 절반 가까운 수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2조7056억원, 기관이 6908억원가량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3일 7만8500원으로 마감해 지난 11일 이후 5.6% 하락했다. 지난 1월 11일 고점(종가 기준 9만1000원) 대비 13.7% 떨어진 데다, 한동안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8만원 선이 깨진 터라 파장이 컸다. 하지만 개미들은 이를 매수 신호로 여긴 모양새다. 개미들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8910억원), SK아이이테크롤로지(SKIET, 4269억원), 네이버(4256억원), 삼성전기(408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개인들이 삼성전자에 '몰빵' 투자한 것은 '주가는 폭락 후 반등한다'는 학습 효과와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투자에 집중하는 건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고, 꾸준히 돈을 버는 회사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삼전이 안 오르면 대한민국 망한다" "8만원 밑이면 무조건 줍줍(줍고 또 줍는다) 기회다" 등의 글이 넘쳐 난다.
개미들이 올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금액은 모두 22조원에 달한다. 개인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사들인 전체 금액(50조5792억원)의 43% 수준이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0.13%로, 개인 주주만 5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14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8% 오른 7만9900원에 거래되며 8만원 선 회복을 노리고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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