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흔든 중학생 사망사건..상황 바뀌자 의혹 제기했던 이들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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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손정민 군 사망사건이 연일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한 중학생의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네티즌들이 2017년에 베이징의 한 고급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동을 학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도 유치원이 해당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경찰도 유치원 손을 들어준 사건을 떠올리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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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엄마 각종 의혹 제기하며 분통 터뜨려
네티즌들 웨이보에 14억개 글 올리며 동조
관영 신화통신도 힘보탰지만
분위기 심상치 않자 장문의 해설성 기사 실어
의혹 제기 네티즌들 "진실 원했는데 국가의 적이 돼"
사건은 중국 서부 쓰촨성 성도 청두에서 일어났다. 청두 49중학교에 다니던 16살 린 모 군이 일요일인 지난 9일 저녁 학교 5층 실험실과 4층 체육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떨어져 숨졌다.
현지 공안 당국은 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이튿날 린의 엄마가 중국의 쇼셜미디어인 웨이보에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일파만파 파문이 커졌다.
린의 엄마는 아들이 떨어진 시간이 18시 50분쯤인데 학교 CCTV 화면은 직전 10분 분량의 화면이 누락됐고 학교 측이 CCTV 동영상을 안 보여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구조차량이 늑장 출동했고 학교 측은 린이 죽은 사실도 두 시간 가량이나 늦게 알려줬다며 의혹을 키웠다.
해당 글은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고 린의 죽음이 타살 때문이고 해당 학교 화학 교사가 자신의 자녀와 경쟁관계인 린을 밀어 떨어뜨렸다는 미확인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린의 주검이 가족들에게 인계되지 않고 화장됐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애끓는 절규는 많은 중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고 며칠 동안 웨이보나 바이두 등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웨이보에는 15억 개 이상의 관련 글이 달릴 정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네티즌들이 2017년에 베이징의 한 고급 유치원에서 교사가 아동을 학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도 유치원이 해당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경찰도 유치원 손을 들어준 사건을 떠올리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파장이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저항으로 이어질 기미가 보이자 공안당국과 경찰이 관련 영상을 공개하는 등 적극 대응했고 논란에 기름을 부었던 신화통신도 해당 사건이 자살로 보인다며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CCTV도 현지 경찰서를 생방송으로 연결해 기자와 경찰이 당일 린의 행적과 학교·구조당국의 대처를 자세히 설명하는 상황을 속개했다.
공개된 동영상과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동영상에 10분 정도 린의 행적이 잡히지 않은 것은 CCTV 사각지대 때문이다. 또 린이 숨지기 20여 분 전 학교 보일러실에서 칼로 손목을 자해하는 흔적도 동영상에 잡히는 등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
상황이 바뀌자 의혹을 제기했던 네티즌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유명 가수 후오준은 샤오린 사망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누군가는 심각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가 이에 반발한 일부 팬클럽이 문을 닫기도 했다.
한 웨이보 상용자는 "내가 원했던 것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었는데 이제 국가의 적이 되었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관영글로벌타임즈는 이번 사건은 사이버 상에서 헛소문을 만들어 내기 전에 관련 당국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루머와 대중의 의심에 대한 최고의 무기는 투명성과 사실"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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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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