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백신 여행' 가지 마세요".. 미국 백신 이상반응, 한국 정부 책임 못 져

조형국 기자 2021. 5. 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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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갈무리


정부 관계자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소위 ‘백신 여행’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4일 “미국에서 (백신을) 맞고 오신 분을 정부가 책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배 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백신 여행을) 하시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반장은 현실적 문제와 방역 측면의 문제를 들었다. 미국에 가서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고 가정할 경우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걸리는 시간, 화이자 접종간격 3주 이상 미국에 체류하는 시간, 2차 접종 직후 귀국하더라도 거쳐야하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최소 6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배 반장은 “한 달 보름 정도는 아무 경제활동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배 반장은 “밀폐된 비행기로 밀접된 사람들과 장기간 같이 있는 것이 방역적 차원에서 안전하지 않다”며 “한국보다 미국이 아직 환자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미국의 다른 사람들은 백신을 맞았더라도 (아직 안 맞은) 저는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만명당 확진자 수를 비교했을 때 한국은 247명인 반면 미국은 9700명, 10만명당 사망자는 한국이 3.6명인 반면 미국은 113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14일 오전 서울 중랑구청 보건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미국 백신 이상반응 책임지지 않는다

이상반응에 따른 정부 책임성도 문제다. 배 반장은 “한국 정부가 제공한 백신을 맞으면 작은 확률로 이상반응이 생기더라도 정부가 책임을 진다”며 “미국에서 맞고 오신 분을 (한국)정부가 책임지진 않는다”고 했다. 배 단장은 “(이상반응이 생길 경우) 미국 정부와 해결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받은 사실을 한국에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고, 정부도 해외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배 반장은 “미국은 전자적으로 (접종사실을 증명)하지 않는다. 맞았다는 걸 종이로만 준다”며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협의해서 서로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할 텐데 현재로선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자가격리 면제는 불가하다”고 말햇다.

배 반장은 “6월 말까지 최소 1300만명 접종 약속을 드렸고 해나가고 있다”며 “굳이 미국까지 안 가셔도 한국에서 조금 기다리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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