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보러 영국온 유럽인들 수십명 추방.. 유럽의회 반발

이현택 기자 2021. 5. 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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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영국 런던 개트윅공항에 비행기가 세워져 있다.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결별한 영국이 최근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입국한 유럽인들을 구금하거나 추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들어 영국에서는 취업 면접 위해 무비자로 입국한 유럽인들의 추방 사례가 알려지고 있다. 영국 내무부에서는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은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입국심사대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적대적인 분위기’로 인해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영국 런던의 제2공항인 개트윅공항에서는 지난주 최소 10명 이상의 유럽인이 구금 또는 추방됐으며, 대다수가 젊은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 중 한 명인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인 마리아(25)는 당시의 상황을 가디언에 전했다.

그는 이달 초 개트윅공항으로 입국했는데, 영국 입국심사관이 그를 추방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마리아는 귀국 비행기표를 사서 지금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차로 2시간 이동해 얄스우드수용센터에 3일간 수용됐다. 이 센터는 한때 영국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 수용소로 쓰던 곳이라 두려웠다고 한다. 이후 마리아는 풀려나 벡슬리히스에 있는 자매의 집에서 10일 동안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으며 여권은 압수됐다. 마리아는 “내 시간이 많이 낭비됐다”면서 “수용센터의 누구도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겪을지 말해주지 않았으며, 나는 변호인 조력도 못 받고 자유를 빼앗겼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출신인 유지나(24)는 이달 2일 빌바오에서 개트윅공항으로 면접차 입국했다가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대기실에서 24시간 억류됐다. 이후 유지나는 다른 스페인 입국자와 함께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타고 추방됐다. 다른 입국자 역시 면접차 입국한 사람이다.

공항 현장에서 한 체코 여성은 멕시코에서 비행기를 타고 영국에 왔는데 다시 멕시코로 추방된다는 이야기에 구금된 24시간 내내 울었다고 한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다시온 시올로스 유럽의회 의원은 “젊은 EU국민들을 구금센터에 보내는 것은 우리가 기대했던 협력의 정신이 아니다”면서 비난했다. 유럽의원 8명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유감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EU와 함께 맺은 협정의 조건과 정신을 준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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