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그린 부처.. 모든 사물에 佛性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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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좋아지셨네요" "정말요? 어떤 면에서요?" "그냥 느낌이 그런데요, 푸근해졌다랄까요."
그가 부처 그림을 전시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서였을까.
그는 '부처님 오신 날'인 오는 19일부터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 '그대 안의 붓다'를 연다.
"감염병 시대를 함께 겪는 우리 모두를 연민의 마음으로 보듬고, 마음을 정화하며 서로를 위로했으면 합니다." 전시는 6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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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주리 개인전 ‘그대 안의 붓다’
부처님오신날에 인사동서 개막
각국 불상 찾아간 여행 계기로
현대적 ‘붓다 ’창조 열망 품어
나만의 시각으로 1000개 그림
무신론자이지만 부처본성 믿어
연민으로 모두를 보듬었으면
“전보다 좋아지셨네요” “정말요? 어떤 면에서요?” “그냥 느낌이 그런데요, 푸근해졌다랄까요.”
황주리(64) 작가를 10년 만에 만나 이런 대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부처 그림을 전시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서였을까. 이전보다 훨씬 편안한 인상이었고 말투도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그는 ‘부처님 오신 날’인 오는 19일부터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 ‘그대 안의 붓다’를 연다. 국내 대표적 중견 화가인 그는 지난 10년간 5번의 전시회를 열었다. ‘글 쓰는 화가’답게 소설과 산문집도 펴냈다. 그 사이 틈틈이 부처를 그렸고, 이번에 그중 정수들을 모아 선보인다.
“2008년 교육방송 ‘세계 테마 기행’ 진행자로 스리랑카를 방문해 많은 불상을 접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박물관에서는 1000개의 불상을 모신 방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그곳에 살았던 농민들의 얼굴을 불상으로 조각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후 그는 자신의 시각으로 현대적 불상 1000개를 그리고 있다고 했다. 불교도가 아니고 무신론적 성향이 강하지만 세상 모든 사물에 불성(佛性)이 깃들어 있다는 말을 믿는다. 그 믿음은 캔버스뿐 아니라 돌과 쟁반, 시계 등에도 부처를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제 혼수로 사둔 접시에도 그렸다”며 황 작가는 웃었다.
그는 각 나라의 불상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면서 그 형상들을 재해석한 ‘모던 붓다’를 창조하고픈 열망을 품게 됐다고 토로했다. 아프리카 미술에 심취해 자기 방식대로 변주한 피카소나 모딜리아니처럼. 실제로 그의 붓다는 황주리 스타일로 빚은 형상이다. 어떤 평자의 말처럼 ‘앙리 마티스와 잭슨 폴록이 공존하는’ 화면 속에서 화사하면서도 오묘한 색감이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화면을 칸칸이 나누는 그림 속에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그것을 우주적 생명력으로 끌어올리는 작업 스타일이 여실하다.
그는 “세상의 불상들을 찾아다녔는데, 우리 미륵반가사유상이 최고더라”고 했다. 그 반가사유상을 자신의 미술 언어로 변주하니 바로 자기 얼굴이었다며, 자신이 그린 부처들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전시 제목을 ‘그대 안의 붓다’라고 한 이유다.
황 작가는 3년 전 펴낸 산문집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선심(善心)을 언급한 적이 있다. 고흐가 편지글을 통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고 했던 것을 닮고 싶다는 취지였다. 그걸 상기시키니 그는 “불상을 그리는 시간과 고흐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책을 썼던 때가 겹친다”며 “고흐처럼 성장하는 인간형이 됐으면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다”며 또 웃었다. 그는 우리의 자화상인 부처 그림 앞에서 무슨 종교인지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감염병 시대를 함께 겪는 우리 모두를 연민의 마음으로 보듬고, 마음을 정화하며 서로를 위로했으면 합니다.” 전시는 6월 8일까지.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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