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조각·퍼포먼스·영상.. 여러 장르로 관객에게 말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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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작업이 흥미로워 미래가 궁금해지는 아티스트가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아린(27) 작가가 그렇다.
지하층에서 선보이는 영상 작업은 작가의 아픈 기억을 승화시킨 것이다.
이 작가는 미국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졸업한 후 같은 학교에서 순수 미술(Fine Arts)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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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작가 이아린 개인전
“지극히 개인적 얘기 품었지만
사람들 소통하며 새로 태어나”
현재의 작업이 흥미로워 미래가 궁금해지는 아티스트가 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아린(27) 작가가 그렇다.
이 작가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인사아트 갤러리에서 개인전 ‘그린 룸(The Green Room)’을 열고 있다. 전시장 1층에는 2017년부터 작업한 회화와 조각 40점을 선보인다. 지하층에서는 퍼포먼스와 단편 스토리를 담은 영상 작품과 함께 작년에 그린 그림을 소개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작품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시리즈로 이어져 아카이브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작가 자신의 얼굴을 변주한 작품들(‘Pounding Heart and Flushing Face’)은 각자가 독특한 표정으로 다채로움을 연출하는데, 여성이 느끼는 사회적 압박이라는 주제로 통한다는 것이다.
지하층에서 선보이는 영상 작업은 작가의 아픈 기억을 승화시킨 것이다. “중학교 때 미국에 유학 갔는데, 낯선 사람들과 사귀고 싶으면서도 함께 식사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어요. 불면증, 대인기피증까지 왔지요. 그런 경험을 영상으로 녹여냈는데, 관객들이 많이 공감해주시더군요.”
이 작가는 미국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졸업한 후 같은 학교에서 순수 미술(Fine Arts)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작년 부산국제아트페어에서 국내 데뷔했는데, 각종 조형물로 구성한 ‘자아분열의 방’(The Room of Ego-Splitting)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에도 같은 맥락의 작품들이 있다. 그에게 방은 자아를 성찰하는 공간이고, 옷장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열어보는 도구다.
이 작가에게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드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Multi-Disciplinary Artist’라는 단어를 보여줬다. 여러 장르를 시도해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예술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뜻이다. 그는 “제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스토리를 품고 있는데, 관객과 소통하면서 새롭게 태어나더라”며 “그 말씀들을 경청하며 또 다른 세계를 열어가겠다”고 했다. 연극무대 대기실을 뜻하는 ‘그린 룸’으로 전시 제목을 정한 것도 무대에 작품을 올려놓고 가슴을 설레며 공감과 소통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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