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도 마스크 벗은 바이든.."백신 접종 완료 땐 안 써도 돼"

[코로나19 세계 대유행]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새로운 마스크 지침을 발표한 뒤 카럴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백악관/AP 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은 사람은 대부분의 실내·외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위대한 미국의 날”이라며 “백신을 다 맞았으면 더는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첼 월렌스키 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려 왔다”며 새로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지 두 주가 지난 사람은 실내·외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다만 버스나 비행기, 병원, 교도소, 노숙자 쉼터같이 사람이 붐비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을 권고했다. 또 장기이식이나 암 치료 등을 받아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고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자료에서 “지난 몇 주 우리는 이들 백신이 현실 세계에서 효과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자료들을 검토했다”며 ”백신이 변종에도 저항력이 있으며,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낮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백신접종이 본격화하면서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 대해선 마스크 착용 지침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현재 미국은 인구의 46%인 1억5400만명이 한 차례 이상 접종을 받았고, 두 차례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도 117만명 이상이 된다. 신규 감염자 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고 사망률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다.

이번 조처에 앞서 미국의 많은 주와 시 등에서 이미 강제적인 마스크 착용 조치를 철회했거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뒤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사우스다코타 수폴스에 사는 음악가 댄 위트(67)는 “두 달 전 백신을 맞고 나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람이 붐비는 바나 결혼식장에서 동료들과 연주도 재개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