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전기차 생산 시동.. 5년간 8조원 투자
우버·리프트 공급물량 전망
연 100만대 체계 갖출듯
1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 미국법인은 전기차 생산 강화를 위한 시설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위해 미국에 향후 5년간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전 세계 모빌리티의 미래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투자 결정은 현대차그룹이 현재와 미래 제품의 우수성을 계속 추구하려는 확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 투자하며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리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한다.
우선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추진하고 내년 중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윤선미 기아 북미 사장도 “기아 변혁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이다.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우리는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결정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에 연계한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는 단순히 전기차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로보택시 계약을 맺은 우버와 리프트에 공급할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전기차의 본격적인 생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현대차는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와 합작한 ‘모셔널’을 통해 2023년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미국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2017년 기아가 인도에 신설한 연간 30만대 생산 시설의 공장에 1조8000억원이 들었다. 이를 참고해보면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약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시설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투자금액은 수소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분야 등에도 투자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기술을 활용해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미국 정부 및 기업들과 협력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수소충전 전문기업과 수소전기트럭 기반의 수소충전 인프라에 대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형 물류기업과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도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라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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