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 황석영 "방북 이유? 작가로서 창피해서 간 것"

김보영 2021. 5. 1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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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3' 황석영 작가가 과거 방북한 일화를 털어놓으며 당시의 취지와 심정을 회상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2 예능 '대화의 희열 시즌3'에서는 첫번째 게스트로 황석영 작가를 섭외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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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대화의 희열3’ 방송화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대화의 희열3’ 황석영 작가가 과거 방북한 일화를 털어놓으며 당시의 취지와 심정을 회상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2 예능 ‘대화의 희열 시즌3’에서는 첫번째 게스트로 황석영 작가를 섭외해 눈길을 끌었다.

황석영은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한 문학계의 전설적 인물. 유희열은 이에 “영광이다, 역대 게스트 중 최장이력”이라고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황석영은 특히 지난 1989년 일본에서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방북하는 파격 행보로 국내를 발칵 뒤집었다. 이 행보로 당시 모든 뉴스를 장식하기도.

황석영은 당시 돌연 북한으로 간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자 “당시 민간인 최초로 방북한 이유는, 일본에 가서 강연을 하는데 그쪽에서 짓궂게 북한에 대해 물어봤다, 한 번도 북한에 안 가봐서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며 “난 남한 역사의 산물이고 그 방식의 사고로 살아 그 한계에서만 답변했다”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전했다.

이어 “누군가 한 노인이 손을 번쩍 들어, 당신 같은 작가가 분단을 운명이라고 체념하면 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노인네는 어떻게 살아가냐고 질문하더라, 그 순간 고개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창피했다”며 “그때 ‘에이씨, 가버려야지’ 결심했다. 작가라고 치욕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에 패널들은 “문학인으로 경계를 넘어 사회적 금기를 파격적이게 깬 상황”이라고 반응을 보였고, 황석영은 “내가 정치가도 아니고 뚜렷한 이념읆 가진 사람도 아닌 분단된 한 민족의 한 사람이다, 통일을 바라고 실천한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잃은 건 별로 없어, 시간이 지체되어 이 나이까지 글쓰고 있는 것”이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망명 5년, 귀국 후 수감돼 징역 5년까지 총 10년의 공백기를 겪어야 했다. 금기를 깨고 북한으로 가서 얻은 점이 무엇인지를 질문 받자 황석영은 “가뿐하게 남북 분단 장애를 벗어나 한반도라는 핍진하고 좁은 시선에 틔여 ,세계속에서 객관적으로 봤다”고 밝혔다. 모든 작가는 그런 존재이자 작가의 욕망이라고도 덧붙였다.

영웅심리, 메시아주의적인 생각이 아닌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모든 광대는 그런 아우라가 있다. 내가 광대거든, 광대는 그거로 사는 것”이라며 “작가는 트로이 전쟁의 카산드라, 무당같은 존재다. 사회적 터부나 억압을 정면돌파해서 산산히 부수고 사람들을 일상화 시켜야한다. 그렇게 편하게 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소신을 전했다.

한편으론 쿨하게 자신의 영웅과 허영심리를 인정하면서 “그래야 신난다”고 덧붙여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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