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여성 감독들, '백상예술대상'을 휩쓸었다

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2021. 5. 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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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각본상·신인감독상, 장편 데뷔한 여성 감독이 수상
감독상에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응원의 의미라 생각"
각본상에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 "천천히 은혜 갚아가겠다"
신인감독상에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더 치열하게 열심히 하겠다"
대상의 영예는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에게..작품상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최우수연기상에 '소리도 없이' 유아인, '콜' 전종서
신인상의 주인공은 '남매의 여름밤' 최정운과 '결백' 홍경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영화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가운데),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각 배급사 제공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은 작품성과 신선함으로 무장한 장편 데뷔작을 선보인 신인 여성 감독들이 휩쓸었다.

13일 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신인감독상 등 주요부문 트로피는 지난해 장편 데뷔한 신인 여성 감독들의 손에 쥐어졌다.

◇ 백상에 분 여풍…한국 영화 미래 이끌 홍의정·박지완·윤단비 감독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감독,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 등이 경쟁한 감독상의 영예는 '소리도 없이'의 홍의정 감독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을 받은 홍의정 감독은 유니크한 미장센과 강렬한 캐릭터, 그리고 아이러니한 스토리 구조로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SF 단편 영화 '서식지'로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홍 감독은 '소리도 없이'를 통해 처음으로 장편 영화 메가폰을 잡았다.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아마 내가 이 상을 받게 된 것은 코로나 시기에 첫 장편을 힘겹게 개봉한 후배 감독을 응원하기 위한 의미로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평생 은인이 될, 이미 은인인 유아인, 유재명 배우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다. 오늘 턱시도 입은 모습이 너무 멋진데 제가 영화에서 그런 몰골로 담아서 죄송하다"고 재치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12시까지만 즐거워하고 1시부터 다시 지옥의 글쓰기를 시작하겠다"며 유머러스하게 마무리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영화 '남매의 여름밤', '내가 죽던 날', '소리도 없이' 스틸컷. 각 배급사 제공
'자산어보' 김세겸, '남매의 여름밤' 윤단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홍수영·손미, '소리도 없이' 홍의정 등이 후보에 올랐던 각본상의 영예는 '내가 죽던 날'의 박지완 감독에게 돌아갔다.

박 감독은 지난 2008년 단편영화 '여고생이다'로 여고생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그의 장편 데뷔작인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박 감독은 "제 노트북 안에서 시나리오를 꺼내게 해주시고 만들자고 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현수가 되어주신 김혜수 선배님을 비롯한 모든 배우, 제작연출팀, 스태프들 다 너무너무 감사하다. 큰 은혜를 한 번에 갚긴 힘들 거 같고 천천히 잘 갚아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각 배급사 제공
신인감독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내가 죽던 날' 박지완 감독, '콜' 이충현 감독, '69세' 임선애 감독,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 등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작품의 감독들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이 신인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윤 감독의 대학원 졸업작품이자 장편 데뷔작인 '남매의 여름밤'은 여름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최정운)와 동주(박승준)가 겪는 가족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시민평론가상 등 4관왕을 비롯해 제4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밝은미래상 등을 받았다.

윤 감독은 "제가 영화를 하기 전까지 사실은 어디에서든 소속감을 잘 못 느꼈던 거 같다. 그런데 영화를 하면서 여기가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라는 걸 처음으로 생각했다"며 "현장에서도 배우, 스태프와 항상 같이 있어도 되는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상의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최우수연기상의 '소리도 없이' 유아인, 예술상의 '승리호' VFX 담당 정성진·정철민 슈퍼바이저, 조연상의 '세자매' 김선영, 조연상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 최우수연기상의 '콜' 전종서. 화면캡처
◇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로 대상 영예…유아인·전종서, 최우수연기상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고의 영예인 대상은 '자산어보'의 이준익 감독에게, 영화부문 작품상은 회사의 비리에 맞선 말단 사원들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돌아갔다.

최우수연기상의 영예는 '콜'에서 독기와 광기를 품은 강력한 빌런 영숙을 연기한 전종서와 '소리도 없이' 말 한마디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 낸 유아인이 안았다.

유아인은 "영화가 참 많이 힘든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시는 모든 스태프분들, 배우 동료분들,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기다려주시면, 힘을 더 보태주시면, 영화가 여러분들께 더 많은 것들을 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앞으로 제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또 그런 연기로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처음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제게 영화라는 걸 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셨던 이창동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조연상은 '세자매'의 김선영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이 받았다. 박정민은 "선배님들을 보며 꿈을 키웠고,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다. 부족한 후배인데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김선영은 "많은 분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지만, 문소리 언니가 없었으면 만들어지기 어려운 영화였다. 언니를 만나게 된 건 정말 감사한 일인 거 같다"고 각각 소감을 밝혔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예술상은 한국 최초 우주 SF 영화 '승리호'의 VFX를 담당한 정성진, 정철민 슈퍼바이저가 받았다. 정철민 슈퍼바이저는 "'승리호'를 우주로 띄우기 위해 열정과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주신 아티스트들이 이 상의 진짜 주인공이다. 그 분들이 대한민국 영화의 미래"라고 전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의 주인공은 '남매의 여름밤'의 최정운과 '결백'의 홍경이 됐다.

최정운은 "물론 지금도 어리지만, 정말 어릴 때부터 너무너무 하고 싶었던 연기와 되고 싶었던 배우를 할 수 있게 해주신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경은 "제가 아직 선배님들만큼 경험이 없고 인생의 경험이 없지만, 밀레니얼 세대 중 한 명으로서 제가 겪은 성장통, 앞으로 겪을 성장통을 작품에 잘 녹여내고 하나하나 제 색채를 잘 표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겸손하게 연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상의 주인공인 '남매의 여름밤' 최정운과 '결백' 홍경. 화면캡처
다음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수상작(자) 명단.

△대상 = 이준익('자산어보')
△작품상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독상 = 홍의정('소리도 없이')
△신인 감독상 = 윤단비('남매의 여름밤')
△각본상(시나리오상) = 박지완('내가 죽던 날')
△예술상 = 정성진·정철민('승리호' VFX)
△최우수 연기상(남) = 유아인('소리도 없이')
△최우수 연기상(여) = 전종서('콜')
△조연상(남) = 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조연상(여) = 김선영('세자매')
△신인 연기상(남) = 홍경('결백')
△신인 연기상(여) = 최정운('남매의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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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영주 기자] zoo71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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