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이것 한번 못 받으면 '루저'?[송정렬의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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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에 코로나19(COVID-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국내 채용시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삼성을 제외한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한 해 수백 명 뽑던 대졸 공채를 더는 진행하지 않을 정도다.
현재 쿠팡 대관조직 인원은 30명 정도라고 한다.
이것만 보면 쿠팡의 발등의 불은 e커머스 시장점유율 확대가 아니라 무수한 규제리스크 해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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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얼마나 잘 성장하는지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인력채용 규모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은 나날이 커지는 사업규모에 발맞춰 신입이나 경력사원을 부지런히 채용한다. 반면 성장정체를 겪거나 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눈물을 머금고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저성장에 코로나19(COVID-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국내 채용시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삼성을 제외한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한 해 수백 명 뽑던 대졸 공채를 더는 진행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인력의 블랙홀'로 불릴 정도로 인력을 빨아들이며 고성장을 구가하는 기업들이 있다. 뉴욕증시에 입성하며 100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은 쿠팡도 이중 하나다.
"이 바닥에서 쿠팡으로부터 '잡오퍼'(일자리 제안) 한번 안 받았으면 (능력에) 문제 있는 것 아닌가요?" 유통업계 사람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말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쿠팡 직원 수는 2018년 말 6000명에서 지난해 말 2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쿠팡은 배달인력인 '쿠친'뿐 아니라 전분야에서 인력을 공격적으로 충원했다. 쿠친을 뺀 본사 직원 수만 해도 현재 3500명에 달한다. 개발자 2000명, MD(상품기획자) 1000명, 인사·재무·대관·홍보 등 지원조직이 500명가량이다.
특히 쿠팡은 지난해부터 청와대 선임행정관, 서울시 정무수석 등 정치권 인사를 잇따라 영입했다. 심지어 쿠팡을 이끄는 강한승 대표도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이다. 이러다 보니 "쿠팡이 대관인력을 '싹쓸이'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현재 쿠팡 대관조직 인원은 30명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싹쓸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됐지만 대관부서 인력이 확 늘어난 것은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강화한 대관조직 덕분일까. 쿠팡은 올해 신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지만 논란 끝에 미국 국적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른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여전히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에 미련을 버리지 않아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내국인과 외국인 차별 없이 대기업집단 시책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외국인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참에 진지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30년 전 만들어진 시대착오적인 동일인제도의 존폐를 결정해야 한다는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를 예고한 것이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규제리스크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을 담당하는 대관부서를 확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성장과정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본업보다 규제라는 외풍을 막는 데 과도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정상적이지도 않다. 소비자와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도 턱없이 모자란 시간에 규제와 씨름해야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쿠팡은 상장보고서의 상당부분을 노동 등 여러 분야의 국내 규제리스크를 자세히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이것만 보면 쿠팡의 발등의 불은 e커머스 시장점유율 확대가 아니라 무수한 규제리스크 해소다. 투자자 입장에선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나'가 아니라 '이 규제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까'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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