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세입자에 대신 돌려준 전세금 올해 1천억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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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올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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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나라가 공적 재원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이 올해 1천억원을 돌파했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 금액은 올해 1월 286억원, 2월 322억원, 3월 327억원, 4월 349억원으로 매달 증가하며 누적 합계가 1천284억원에 이르렀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이들 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13년 처음 시작됐으며 공공 보증기관인 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HUG의 대위변제 금액은 2016년 26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583억원, 2019년 2천836억원, 지난해 4천415억원으로 급증했다.
HUG 외에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에서 집주인 대신 갚아준 전세금까지 포함하면 대위변제 금액 규모는 더욱 커진다.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과 사고 건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각각 7만4천319건, 808건에 달했다.
나라가 전세금을 대신 갚아주는 것도 문제지만,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세입자들이 피해를 당하면 사실상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심지어 상당 수의 세입자들은 아직 피해 사실도 모르고 있다.
지난해 집주인 한 명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수백 명의 세입자로부터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떼먹고 잠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최근에는 주택 수백 채를 보유한 세 모녀가 세입자들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은 주택의 전세가와 매매가 격차가 작은 점을 이용, 투자 목적으로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통해 전국에서 한때 500채가 넘는 주택을 소유하며 임대 사업을 벌였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관련 입법은커녕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HUG도 별도의 위험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채무 불이행자 명부 공개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후속 조처는 없다.
HUG 관계자는 "작년 4월 다주택 채무자 집중관리 계획을 수립해 매달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채무 불이행자 명부 공개는 법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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