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아파트, 3600만원 내면 내집된다?..실현가능성 따져보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값의 6%만 내면 자기 집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누구나 집'을 주거문제 대안으로 제시해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송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 제안해 국토교통부도 이 유형의 주택공급 모델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무주택 서민이 계약금 명목으로 집값의 6%만 내고 10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한 뒤 최초 분양가격을 내고 집을 소유하는 구조다. 엄밀히 말하면 10년 후에는 제값을 다 내고 사야 하지만 10년간 집값 상승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예컨대 분양가격 6억원 아파트가 있으면 무주택자 6억원의 6%인 3600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10년 거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종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매달 시세의 70% 이내 임대료를 내야 한다. 임대료 인상폭은 연 2.5%를 넘지 못한다. 10년 뒤 시세가 아무리 뛰더라도 최초 분양가인 6억원만 부담하면 소유권을 넘겨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때 집값을 다 낼 만큼 넉넉하지 않다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된다. 운좋게 시세가 10년간 크게 뛰었다면 대출가능금액이 늘어나 최초 분양가격 만큼을 온전히 대출로 조달할 수도 있다. 분양을 원하지 않으면 시세의 7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평생 거주할수 있다.
'누구나집'은 시범 사례가 있다. 송 대표가 인천시장 재임 시절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추진해 영종 마린시티에 1096가구를 지어 2018년 입주자를 모집했다. 전용 84㎡의 분양가격은 층에 따라 3억3900억원에서 4억원 이내 수준이었다. 집값의 10%인 3490만원을 내면 월 임대료가 78만원이고 5000만원을 내면 30만원대, 1억원 이상이면 20만원대로 임대료가 낮아지는 구조다.
임차인은 8년 이상 거주하면 최초 분양가격을 내고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는 2021년 착공해 2023년 입주 예정으로 입주자 모집시 미분양은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입주권 거래도 활발하다. 최근 4000만원 이상 웃돈을 주고 거래됐다고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설명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후에도 거래는 가능하며, 소유권을 넘겨 받는 시점에 무주택자이면 된다"며 "주변에 25평대가 4억3000만원에 거래되는 만큼 이미 시세대비 크게 저렴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누구나집'은 최초 분양가격으로 집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집값 상승기 입주자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적어도 10년간 집값 상승분 만큼의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집값 하락기라면 임차로 평생 거주도 가능하기 때문에 세입자 보호 기능도 할 수 있다. 분양전환 임대주택의 단점이 보완될 수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송 대표가 추진한 영종 마린시티의 경우 시행사 경일다모스, 시공사 두산건설이 15%를 출자하고 주택도시지금 대출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등을 통해 75%의 재원을 조달했다. 1000가구 수준의 소규모 주택공급에는 가능한 모델이지만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경우 주택기금대출을 활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LH의 임대주택 공급 재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미 임대주택 사업도 수조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민간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도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실현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우선 집값이 하락할 경우 '누구나집'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주택'을 앞세우자 이에 맞서 송 대표가 '누구나집'을 통해 주거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경쟁적으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 같다"며 "재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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