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보다 큰 몸체에 아반떼급 엔진..K8 하이브리드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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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의 엔진 다운사이징(축소)이 대세다.
터보차저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휠을 돌려 엔진룸에 인위적으로 공기를 밀어 넣고 출력(자동차의 힘)을 높이는 장치다.
특히 연비 효율 중심의 '에코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엔진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차가 한 차례 심하게 '꿀렁'인 후 달려 나갔다.
다만 고속에서 배기량 작은 터보 엔진으로 준대형차를 밀어붙이기엔 힘이 다소 부족하다고 체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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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의 엔진 다운사이징(축소)이 대세다. 배기량을 낮춰 배출가스를 줄이고 대신 힘과 연비 효율은 높이는 추세다.
13일 만난 기아의 준대형 승용차 ‘K8 하이브리드’도 큰 차에 작은 엔진을 실었다. 차량 길이는 동급인 현대차 그랜저보다 긴 5m, 무게는 1.6t에 이른다. 그러나 엔진 배기량은 1598cc로 준중형급이다.
힘이 달리진 않을까? 기아의 답은 ‘아니오’다. 가솔린 엔진에 달린 터보차저(과급기)와 엔진 옆 전기 모터가 부족한 배기량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터보차저는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휠을 돌려 엔진룸에 인위적으로 공기를 밀어 넣고 출력(자동차의 힘)을 높이는 장치다. 기아의 병렬형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엔진과 나란히 놓인 전기 모터가 수시로 동력을 보태는 방식이다. 이날 시승 차를 운전하며 이 점을 주로 살폈다.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 가평군까지 경춘로를 따라 2시간가량 차를 몰았다.
시승 차에 올라 엔진 스타트 버튼부터 눌렀다. 사실 시동은 이미 걸려 있었다. 하지만 전기 모터만 가동 중인 탓에 시동이 꺼진 것처럼 엔진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었다.
운전석 앞 계기반엔 차량의 동력원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차는 정차 상태에서 대략 시속 60km까진 전기 모터 힘만으로 움직였다. 저속 구간의 가속은 부드럽고 실내는 정숙했다. 시속 60km를 넘어가자 그제야 가솔린 엔진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을 땐 차량의 운동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했다. 이 각각의 과정이 운전자가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웠다.
단점도 눈에 띄었다. 우선 운전대가 가벼워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떨어졌다. 도로의 회전 구간에 들어섰을 때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자동으로 개입하며 핸들을 틀어 당황하기도 했다.
특히 연비 효율 중심의 ’에코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엔진이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차가 한 차례 심하게 ‘꿀렁’인 후 달려 나갔다. 저속에서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다가 가솔린 엔진이 급히 개입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 차는 급가속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가평에서 서울로 돌아올 땐 연비보다 주행 성능 중심의 ’스포트(Sport) 모드’로 바꿨다. 운전석 시트의 날개 부분이 어깨를 꽉 잡아줘 안정감이 커졌다. 에코 모드에서의 불쾌한 가속 현상(꿀렁임)도 사라졌다. 전기 모터만 사용하는 구간이 확연히 줄어들고 내연기관 엔진이 거의 상시 가동하기 때문인 듯하다. 다만 고속에서 배기량 작은 터보 엔진으로 준대형차를 밀어붙이기엔 힘이 다소 부족하다고 체감됐다.
출발점으로 돌아와 확인한 연비는 15.2㎞/ℓ였다. 도심에서 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한 때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원상의 복합 연비(16.8㎞/ℓ)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시승 차에서 내려 차량 외관을 다시 살펴보니 요즘 출시되는 기아 승용차의 특징인 이른바 전면부 ’호랑이 코’ 디자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소비자의 호불호가 있으나 밝은 색상의 차량보다 어두운색 차에 더 어울려 보인다.
K8 하이브리드는 도심에서 연비 좋은 준대형차를 편안하게 타려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주행 성능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 차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 차량 가격은 세부 모델(트림)별로 3841만∼4430만원이다. 시승 차는 최고 사양인 시그니처 트림 풀옵션에서 후방 주차 충돌 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뺀 4912만원짜리였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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