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리면 다들 지지할 것" IOC 앞에서.. "올림픽 반대" 기습시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2일 온라인 이사회를 마치고 나서 화상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도쿄올림픽이 시작되면 일본에서 대회를 지지하는 여론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을 했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일본 내 분위기가 여전히 회의적임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지난주 일본 요미우리신문 전화 여론조사에선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59%였다.
얼마 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덕담’을 하려다 예기치 못한 역풍을 맞았다. 그는 IOC,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 조직위원회, 일본 정부, 도쿄도와 5자 회의를 하고 나서 “역사적으로 일본 국민은 인내심을 보여줬다.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림픽을 치러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일본을 치켜세워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였을 텐데,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을 정신력으로 극복하라는 것이냐”라는 반발이 일었다. 이에 앞서 바흐 위원장은 일본이 3차 긴급사태를 선언하자 “일본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고 시행하는 대책으로 이해한다. 올림픽과는 관계가 없다”는 말도 했다. ‘일본 국민은 어떻게 되든 올림픽만 치르면 그만’이라는 오해를 살 만했다. 바흐 위원장은 당초 17일 일본을 방문해 히로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하고, 18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나려고 했지만, 일본 내 긴급사태가 연장되면서 방일을 연기했다.
올림픽을 둘러싼 실언은 일본 정계에서도 종종 나온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달 초 방송에 출연해 “올 재팬(all Japan)으로 대응하면 어떻게든 개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을 패망의 길로 이끌었던 ‘국가 총력전’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주엔 정부와 총리에게 정책 제언을 하는 내각관방참여 다카하시 요이치 가에쓰 대학 교수가 논란을 일으켰다. 자기 트위터에 일본과 다른 나라의 코로나 감염자 수를 비교하는 그래프를 올리면서 ‘일본은 이 정도의 잔물결, 이걸로 올림픽 중지(취소)를 말하는 건 웃겨(笑笑)’라고 적은 것이다. 사람들은 “1만명 넘게 숨졌는데 잔물결이라니”라며 분노했다.
12일 IOC 언론 브리핑은 예기치 않은 소동과 함께 끝났다. 야후의 기자로 등록했다는 한 외국인 남성이 질문 기회를 얻자 ‘NO OLYMPICS in TOKYO 2020(도쿄 2020 올림픽 반대)’이라는 글귀와 ‘X’자를 적은 검은 천을 들어 보이면서 “어디에서든 올림픽은 안 된다. 빌어먹을 올림픽(FXXX the Olympics). 우리는 올림픽을 원하지 않아”라고 소리를 쳤다. IOC 대변인은 곧바로 영상을 끊었다. 이 남성은 2028 LA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NOlympics LA’의 멤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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