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의 회의서 고민 끝에 나온 말 "기업인 소통하는 플랫폼 내자"
“기업인들끼리 익명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코로나로 오프라인으로 자주 모이기 어렵고 공개 석상에서 진짜 고민을 꺼내기도 쉽진 않고요.” 12일 서울상의 회장단 첫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기업인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들려준 말입니다.
기업인을 위한 ‘소통 플랫폼’이 조만간 나올 전망입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신임회장의 주재로 첫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를 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주제 아래 회장단끼리 자유 토론을 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최 회장의 권유로 상의 회장단에 새로 합류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등을 비롯한 17명이 참석했습니다. 젊은 IT 창업자가 여럿 입성한 만큼 이날 회의는 자유롭게 진행됐다고 합니다. 각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난상토론 형태였다는 거죠.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우리만의 입장이 아닌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국회 관점에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해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고, 경제 현안 대응 방식에도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한 때”라며 “상의가 구심점이 되어 조금씩 변화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회장단도 기업이 시대 흐름에 맞는 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적극 동감했는데, 이중 일부가 “대한상의 안에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그리고 제조업과 IT 기업·금융 기업 등이 함께 있는 만큼 각자의 속마음을 다 듣기 위해선 익명의 장(場)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많은 참석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입니다.
기업인들의 게시판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같은 비공개 플랫폼이 될 수도 있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형태의 게시판이나 채팅방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잘못된 규제나 관행에 대해 떳떳하게 발언하지 못하고 익명에 숨어서 속마음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현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합니다. 이분들이 나서주지 않는다면 어떤 기업인이 나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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