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이 스타트업 위협.. 우수인력 유입시켜 제2 벤처붐 이어가야"

송혜진 기자 2021. 5. 14. 04: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벤처·스타트업의 상당수는 프로젝트 위주로 돌아간다. 어떨 땐 24시간 밤샘 철야 근무가 필수다. 10명 안팎의 인원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7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주에게도 적용되는 52시간제는 이런 벤처·스타트업의 생존을 흔들 수 있다.”

강삼권 포인트모바일 대표는 “PDA(개인 휴대 단말기)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용 태블릿PC, POS 단말기(결제 기기) 시장까지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0대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한 강삼권(55) 회장은 앉자마자 ‘규제’ 얘기를 꺼냈다. 강 회장은 “미국만 해도 1.2배 수당을 주면 100시간씩 일할 수 있고 일본은 연간 연장근로시간 총량 720시간을 주고 사업장마다 알아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경영이 경직된 근무시간 제한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했으면 한다”고 했다. 정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내년 12월 31일까지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추가 허용했지만 스타트업 절반가량은 아직도 이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상태다. 강 회장은 “정부가 ‘쿠션(완충) 정책’을 더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인 포인트 모바일의 대표다. 2006년 회사를 설립했고 작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바코드 스캐너가 달린 모바일 기기는 79국에서 물류창고부터 극장·공항·병원·우체국·공공기관에 쓰인다.

강 회장은 최근 정부가 홍보하는 ‘제2 벤처붐’에 대해서도 “인력 유치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지 못하면 거품처럼 꺼질 수 있다”고 했다. ”우수 인력들은 중소기업 안 오려고 하고, 중소기업이 새 인력을 뽑아도 제대로 쓰기까지 2년쯤 걸린다. 2년 지나면 뽑아놓은 인력은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부터 해결하지 못하면 제2 벤처붐은 버블일 뿐이다.”

강 회장은 벤처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또다른 규제로 원격의료 제한을 꼽았다. 그는 “원격의료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미래성장동력”이라며 “중국·일본은 원격의료를 본격 도입해 의료 인프라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의료계 눈치만 보면서 규제 풀 생각을 못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기업가로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7월엔 아마존과 8년 동안 최대 2억달러어치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강 회장은 “외국 바이어 찾아갔다가 수없이 문전박대를 당했고, 처음 출시한 제품을 대차게 말아먹었을 땐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후배들이 더 빠르게 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신생 벤처 지원책으로 주요 거래 회사인 아마존 등과 협의해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 수출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아마존·MS 같은 글로벌 회사와 직접 소통해 이들이 원하는 제품을 우리나라 벤처기업이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를 열겠다”고 했다. “최근 아마존으로부터 ‘우선 투자권을 준다면 돕겠다’는 답을 직접 받았다. 민간이 주도하면 다르다는 것을 눈앞에 보이는 성과로 말하겠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