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車반도체 수급난 없었다.. 순이익 10% 증가

윤형준 기자 2021. 5. 14.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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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치 부품 확보하는 전략 효과
지난 1년간 23조2000억원 벌어

일본 도요타가 매출 27조엔(약 280조원), 순이익 2조2452억엔(23조2000억원)이라는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성적표를 12일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9% 감소했지만 순익은 10% 증가한 것으로, 독일 폴크스바겐(13조6000억원), 미 GM(7조원), 현대차·기아(3조6000억원)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완성차 메이커를 압도했다.

코로나 쇼크로 인한 판매 감소, 극심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 속에서 도요타가 놀라운 실적을 거둔 데 대해 일본 경제지 닛케이는 ‘반도체 같은 핵심 부품의 재고를 넉 달치나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자동차 업체는 반도체가 없어서 가동을 중단해야 했지만, 도요타는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곤 겐타 도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 공급망을 개선한 게 반도체 위기 때 큰 역할을 했다”며 “반도체 문제는 리스크였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1950년대부터 ‘적시 공급’(Just in Time·JIT) 체제를 도입했다. 대량의 부품 재고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조달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부품 생산 차질로 완성차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경험을 한 뒤 JIT 일변도에서 벗어나 반도체 등 핵심 부품은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를테면 도요타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덴소는 2011년 38일치의 부품 재고를 갖고 있었으나, 작년엔 50일치로 늘어났다. 결국 도요타가 도요타 방식을 버림으로써,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반면 JIT 시스템을 앞다퉈 모방해왔던 북미·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공장을 멈추면서 지난 1분기에만 130만대의 생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JIT 시스템은 코로나 이후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필요한 때에 필요한 부품을 언제든 공급받을 수 있다는 기본 가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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