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포기·은퇴 번복..유로2020만 나갈 수 있다면

피주영 2021. 5. 14. 0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년 미뤄진 대회 내달 11일 개막
프랑스 라포르테 스페인으로 귀화
이브라히모비치·로번 은퇴 취소
대표 선수로서 업적 남기려는 선택
유로2020 출전을 위해 스페인 귀화를 선택한 라포르테. [EPA=연합뉴스]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개막이 다음 달 11일이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당초 지난해 6월 열려야 했는데, 코로나19로 1년 미뤄졌다. 대회 창설 60주년을 맞아 한 국가가 아니라 유럽 11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한다.

1960년 창설돼 4년에 한 번 열리는 유럽선수권은 월드컵에 버금가는 메이저 대회다. 신예에게는 빅리그로 가는 디딤판이고, 스타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거나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무대다. 요컨대 축구 인생을 걸고 도전할 ‘꿈의 무대’다.

프랑스 수비수 에므리크 라포르테(27·맨체스터 시티)는 유로 2020 출전을 위해 국적을 바꿨다. 13일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라포르테는 스페인 시민권을 취득했다. 스페인 국가대표로 내정돼 유로2020을 준비 중이다. 라포르테는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에서 6년(2012~18년) 뛰었고, 조부모가 스페인 출신이다. 라포르테는 프랑스 청소년 대표(17~21세)로 51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국가대표팀(A팀)에는 세 차례 뽑혔지만, 데뷔전은 하지 못했다.

최근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이 러브콜을 보내자, 라포르테는 스페인 행을 결심했다. 이런 국적 변경은 축구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약체국이 단시간에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려고 외국 선수를 귀화시킨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프랑스 선수가 라이벌인 6위 스페인으로 옮긴 건 이례적이다.

유로2020 출전을 위해 은퇴까지 번복한 이브라히모비치. [AP=연합뉴스]

프랑스 축구계도 충격에 빠졌다. 레퀴프는 “프랑스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다고 ‘이베리아 반도의 인어공주’(스페인을 낮춰 부르는 말)에게 굴복했다”며 라포르테를 비판했다. 프랑스 축구 영웅 에마뉘엘 프티는 한 인터뷰에서 “어떻게 조국을 바꿀 수 있나. 프랑스 국가대표가 꿈이라면서 어떻게 스페인으로 떠날 수 있나”라고 힐난했다.

최근 은퇴를 번복하고 스웨덴 대표팀에 복귀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0·AC밀란)도 만사를 제치고 유럽선수권에 집중하고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0일 세리에A 35라운드 유벤투스전에서 무릎을 다쳤다. 팀은 선두권 경쟁이 한창이었지만, 그는 시즌을 접었다. 대신 유럽선수권 개막에 맞춰 재활을 시작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5년 전 유로2016 직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최근 스웨덴이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자, 스웨덴축구협회가 그의 복귀를 추진했다. 그는 A매치 62골로 스웨덴 역대 최고 골잡이다. 그 역시 복귀를 원했다. 프로에서는 ‘우승 청부사’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큰 키(1m95㎝)와 근육질 몸인 이브라히모비치는 마흔 살에도 화려한 드리블과 슈팅 능력을 자랑한다. 올 시즌 리그에서 15골·2도움으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3월 조지아전(1-0승)에서 5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유로2020 출전을 위해 은퇴까지 번복한 로번. [EPA=연합뉴스]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37·흐로닝언)도 유럽선수권에 출전하려고 현역 은퇴를 번복했다. 로번은 2019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고향 팀 흐로닝언에 입단하며 깜짝 복귀했다. 로번은 ESPN 인터뷰에서 “은퇴를 번복할 때부터 유로 2020 출전이 꿈이었다. 조국이 부른다면 가겠다”고 말했다.

로번은 뮌헨에서 11년(2009~19년)간 활약한 세계적인 측면 공격수다. 특히 2013년에는 ‘트레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포칼 석권)을 달성하는 등 프로 무대에서는 정상을 맛봤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2003년부터 14년간(96경기, 37골) 네덜란드 에이스였지만, 트로피가 없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등이다. 그는 9일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32라운드 에먼전(4-0승)에서 2도움으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