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바람잡이'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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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초기 자본주의 시대의 중심지다.
동방의 향료를 찾아 대양을 건너는 범선들.
폭풍과 난파, 전염병, 전쟁, 학살. 향료 전쟁이 이어진다.
가일스 밀턴의 '향료전쟁'에는 그에 관한 처절한 역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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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대 초반 암스테르담. 돈이 넘친다. 그 무렵 터진 사건이 바로 ‘튤립 버블’ 사태다. 튤립은 오스만제국의 터번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감염된 튤립의 꽃은 아름답다. 잘 번식하지도 못한다. 그런 까닭에 희귀하다. 희귀한 튤립은 얼마나 비쌌을까. ‘영원한 황제’라는 뜻의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는 저택 세 채를 주고도 사기 힘들었다고 한다. 투기의 시대. 콜옵션·풋옵션도 그즈음 생겨났다.
“튤립은 영원하다”고 외친 자들. 사기는 얼마나 판쳤을까. 벌어들인 돈 보따리를 싸들고 도망치면 잡지도 못했다고 한다.
가상화폐 투자 광풍. ‘광(狂)’ 자는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라는 뜻을 내포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그도 비정상인 것 같다. N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지코인의 아버지로 불러달라”고 했다. 도지코인 값에 대해선 “달까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바람잡이 어투다. 숫자가 한정된 비트코인. 도지코인은 무한대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어찌 값이 ‘달까지’ 오를 수 있을까. “사기 아니냐”고 추궁하자 “그렇다. 사기(hustle)다”라고 했다.
이번에는 테슬라 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유인즉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비트코인 채굴 방식이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량을 증가시켜 탄소 배출량을 늘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기차는 괜찮은가. 지난 2월에는 15억달러 비트코인 투자 발표로 가상화폐를 띄우더니, 테슬라는 코인을 팔아 1억100만달러의 수익을 챙겼다고 한다. 악명이 붙기 시작했다. ‘위선의 끝판왕’, ‘머스크의 배신’…. 그는 기업인일까, 사기꾼일까.
넘치는 돈. 바람을 잡아 돈 놓고 돈 먹는 역사는 또 반복되고 있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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