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전기차 생산..8조원 쏟아붓는다

박윤구 2021. 5. 1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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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미 투자계획 윤곽
바이든정부 그린뉴딜에 호응
전기차·충전소 대규모 투자
2025년까지 수소인프라 구축도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2025년까지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현지 생산, 수소·도심항공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준비한 셈이 됐다. 지난달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염두에 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8조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생산설비 향상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기차, 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갖추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우선 현대차와 기아는 전용 전기차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며, 현대차는 내년 중으로 첫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 예정 모델과 물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양사는 현지 시장 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현지 생산에 나선 것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전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올해 초 집권한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174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충전소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연방정부 관용차를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또한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는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점도 새로운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2% 선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25~30%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미국 생산을 위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라며 "미국 전기차 신규 수요 창출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해 미국 정부·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미 연방 에너지부(DOE)와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 등을 협력하고 현지 기업들과는 △수소 충전 인프라 실증 △항만 등과 연계된 수소전기트럭 활용 물류 운송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 △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수소 충전 전문기업과 수소전기트럭 기반의 수소충전 인프라에 대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항만과 내륙 물류기지 간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시범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또한 올 하반기부터는 대형 물류기업과 함께 수소전기트럭 상용화 시범사업도 전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앞서 2019년 미국 엔진, 발전기 분야 전문기업인 '커민스'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다수의 업체와 연료전지시스템 보급을 위해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UAM과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 추진으로 미래 혁신 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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