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3' 황석영 "4.19 혁명 때 친구 죽음 목격..학교 싫어졌다"

서유나 2021. 5. 1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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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이 4.19 현장에서 친구를 잃은 경험을 전했다.

황석영은 "그러고 나서 학교생활 하기가 싫어졌다. 학교 잘 안 가고 땡땡이 치고. 설악산 가서 일주일치 있다 오고. 싸움질도 하니 고3 1학기 때 퇴학을 맞았다"고 이야기를 이었고 "친구를 앗아간 것도 정부인데 공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정부. 그런 질문들이 무의식적으로 선생님을 제도권에서 멀어지게 하지 않았나 싶다"는 이승국의 말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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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황석영이 4.19 현장에서 친구를 잃은 경험을 전했다.

5월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화의 희열 3' 1회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이자 대한민국 문학계의 거장, 소설가 황석영이 첫 손님으로 찾아왔다.

이날 황석영은 만주 출생, 한국전쟁, 4.19 혁명, 베트남 참전, 북한 방문, 해외 망명 등 파란만장한 이력 중 17살 겪은 4.19 혁명에 대해 말했다.

황석영은 "청와대 앞 학교가 있었다. 경복 고등학교. 4교시가 됐는데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4교시 끝나고 바로 집으로 보냈다. 우리는 하교하다가 군중에 휩싸인 거다. 시위를 하고자 한 게 아니라, 흥분이 되잖나. (친구) 광길, 종길이가 있었는데, 옥상에 전투 경찰들이 있었던 것 같다. 시위 군중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총소리가 나니까 몸을 굽히고 사람들이 쫙 흩어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뛰다가 돌아보니 친구가 안 왔다. 보니까 종길이가 쓰러져 있었다. 일으키니 피가 관자놀이에 맞아, 덩어리 피가 콸콸 쏟아지더라. 교복이 다 젖었다. 모자로 틀어막고, 그때 의대생들이 환자 걷어가고 그랬다. 얼른 실었다. 응급실 가도 없고 아무 데도 없더라. 뒷마당 죽은 사람들 있는 곳에 있더라. 천으로 덮어 놓고. 화장실 가 수돗물로 교복을 빨아야 하지 않냐. 둘이서 울었다. 빠는데 핏물이 막 내려가더라. 물감처럼"이라고 당시를 털어놨다.

황석영은 "그러고 나서 학교생활 하기가 싫어졌다. 학교 잘 안 가고 땡땡이 치고. 설악산 가서 일주일치 있다 오고. 싸움질도 하니 고3 1학기 때 퇴학을 맞았다"고 이야기를 이었고 "친구를 앗아간 것도 정부인데 공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정부. 그런 질문들이 무의식적으로 선생님을 제도권에서 멀어지게 하지 않았나 싶다"는 이승국의 말에 동의했다.

그는 "그래서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궤도가 있잖나. 대학, 졸업, 직장, 결혼. 거기서 이탈했다. 그래서 망한 거다. 그때부터 망한 거다"고 말했다. (사진=KBS 2TV '대화의 희열 3'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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