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고 이선호씨 얼굴 어루만지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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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선호씨의 추모 문화제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 앞에는 푸르른 청춘의 목숨을 앗아간 300kg의 무게를 상징하는 컨테이너 모양 스티로폼 조형물이 놓여졌다.
줄지어 서 그 위에 붉은 장미 조화를 꽂는 시민들과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 이재훈씨는 하염 없이 울었고,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그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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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선호씨의 추모 문화제가 열린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 앞에는 푸르른 청춘의 목숨을 앗아간 300kg의 무게를 상징하는 컨테이너 모양 스티로폼 조형물이 놓여졌다. 줄지어 서 그 위에 붉은 장미 조화를 꽂는 시민들과 아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 이재훈씨는 하염 없이 울었고,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그를 위로했다. 고 이선호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 청소 작업을 하다 300㎏ 무게의 날개에 깔려 숨졌다.
이재훈씨는 “내가 이 일을 하다 다칠 수도 죽을 수도 있다 생각조차 못 하는 이런 일터에 내몰리는 젊은이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하고 물었다. 또 “이 친구들은 학비에 보태고 용돈벌이를 하려고, 돈 몇만원 벌러 간 곳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 그 일을 시킨 사람이 어른이다”라고 애통해하며 기업들과 정부에 성찰을 요구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2018년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그동안 산업재해를 막겠다고 노력했음에도 별 효과가 없어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산재사망이나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사건을 파헤쳐 보면 대부분 인재였음이 드러남에도 국가와 기업은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런데도 경영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에 자신들의 의무와 책임을 축소하는 내용을 넣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우리는 더는 기업과 정부를 믿지 못한다. 우리는 국민이 진짜 안전해질 때까지 목소리 높이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문화제 끝자락, 이재훈씨는 컨테이너 모양 조형물 맨아래 깔려 있던 빨간 장미 조화를 조심스레 꺼내 윗단에 꽂아주었다. 그리고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다시 오열했다. 원청업체인 동방은 고인이 숨진 지 20일 만인 지난 12일 뒤늦게 사과했으나, 유족과 대책위원회는 동방의 자체감사 결과 보고와 사과를 선행하지 않고 성급하게 대국민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했다. 사고 조사와 진상 규명이 지연되는 가운데 고인의 장례절차도 미뤄지고 있다. 추모문화제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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