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14년 뛴 코트 떠나 새 길로 아쉬움 남았을 때 떠납니다"
[경향신문]
2007년 데뷔 시즌에 신인왕 올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홀가분합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태술(37·사진)의 목소리는 안정적이었다. 프로 무대에서만 14년간 신었던 농구화를 벗기로 결정한 그는 코트에 남긴 좋은 추억만 간직하기로 했다.
김태술은 13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금 떠나면 축하를 받으며 은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렸다”며 “욕심을 낸다면 한 시즌은 더 뛸 수도 있겠지만, 힘이 남아있을 때 멋지게 떠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태술은 프로농구에서 찾기 힘든 정통 포인트가드였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2007년 드래프트 참가자 중 전체 1순위로 서울 SK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그해 41경기를 뛰면서 평균 10.7점과 7.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당당히 신인왕에 올랐다.
특히 2009년 트레이드로 입단한 안양 KGC인삼공사에선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KGC는 김태술이 DB 소속으로 코트에서 만난 마지막 상대 팀(3월28일)이기도 했다. 김태술은 “KGC에서 보냈던 기억들은 특별하다. 같이 뛴 선수들과 우승했던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에도 KGC가 우승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태술에게 아쉬움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나눠주지 못하고 떠난다는 사실이다. DB 후배 허웅이 그의 은퇴를 만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술은 “농구로 많은 것을 받은 난 후배들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베테랑의 유산이 후배들에게 이어진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B에서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 코로나19로 중단돼 한 번 더 정상에 오르지 못한 채 떠나는 게 조금 아쉽지만 그게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평생 농구공만 바라봤던 김태술은 제2의 인생은 조금 열어놓기로 했다. 남들처럼 지도자만 바라보는 삶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김태술은 “무계획이 내 계획”이라며 “살면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해설도 좋고, 유튜브도 좋다. 이번 달로 월급이 끊기는데 백수가 되기 전에 다른 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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