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이 아니우다]③ 노인돌봄 사각지대
[KBS 제주]
[앵커]
가정의 달 기획 "남의 일이 아니우다" 순서입니다.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을 사회가 돌보기 위해 국가가 요양비를 지원하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요양비 지원이 현실에 맞지 않은 경우들이 있어 대책이 시급합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기요양 2등급으로 집에서 누워서만 지내는 90살 윤인아 할머니.
["아~ 크게~ 네~."]
혼자 사는 윤 할머니가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국가 지원 요양비는 한 달 135만 원으로 하루 4시간씩 한 달 24일 사용하면 다 쓰게 됩니다.
야간 대소변 돌봄 하루 1시간과 일주일에 한 번 방문 목욕을 추가로 받다 보니 어려운 형편에도 매달 50만 원 이상을 본인이 내고 있습니다.
[송혜정/요양보호사 : "(혼자 계시니까)밤사이 또 악화하는 경우도 있고 기저귀를 착용하시다 보니까 오물들이 넘쳐서 몸에 다 오염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이 염려되는 마음으로."]
그나마 자녀들이 가까이 살면 다행이지만, 혼자, 또는 고령의 배우자만 있는 경우 또 다른 노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천관/90세/방문요양 대상 가족 : "2시간 잠깐이면 (요양보호사가) 가요.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시간은 또 가버린다는 말이죠. 어떻게 보면 죽어도 좋다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안 좋아요. 저는 또 혼자고."]
2019년 기준 도내 장기요양보험 이용 노인은 1만 3천400여 명.
70% 가까이가 가정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양원 입소 보다 살던 집에서 돌봄을 선호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돌봄 사각지대 노인 실태조사와 지자체 차원의 요양비 지원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남진열/제주대교 실버케어복지학과 교수 :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한다든지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 지방정부가 개입하는 게 하나의 역할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노인 돌봄이 제주의 빠른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세심한 정책이 없으면 노인 돌봄을 사회가 책임진다는 취지는 퇴색하고 기회비용은 그만 큼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김민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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