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소각장 주변 암 발병..건강영향조사 결과는?

송국회,이정훈 2021. 5. 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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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주민 수십 명이 암에 걸려 논란이 됐던 소각장 마을, 바로 청주시 북이면인데요.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 뭔지, 소각장 때문인지를 살펴보는 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을의 실상과 오늘 공개된 보고서 내용을 송국회, 이정훈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60명.

지난 10년 동안 청주시 북이면에서 암으로 숨진 주민수 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1명은 폐암이었습니다.

현재, 호흡기나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주민도 40명이 넘습니다.

청주시 외곽 농촌에서 유난히 암과 호흡기 환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장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북이면 반경 2km 안에는 소각장 3곳이 있는데요.

이 소각장에서 처리하는 폐기물 양은 하루 542톤에 달합니다.

전국 최대 폐기물 소각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청주시 전체 소각량의 37%가 이 3곳에서 처리되고 있습니다.

북이면 주민들은 소각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유해 물질 등의 영향으로 건강이 악화했다고도 주장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북이면의 재가 암환자 수는 47명인데요.

10년 전, 12명보다 무려 4배가량 늘었습니다.

북이면이 속한 청주시 청원구의 전체 재가 암환자 수는 207명입니다.

청원구의 재가 암환자 4명 중 1명 이상은 북이면 주민이란 얘기입니다.

청원구 전체 주민의 2%에 불과한 북이면에서, 재가 암 환자 비율은 20%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북이면 주민들은 2019년, 이런 내용을 근거로 환경부에 건강 영향 조사를 청원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소각장이, 주민 건강과 연관성이 있는지 상관관계 조사가 진행됐는데요.

1년 반 만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처음 진행된 집단 암 발병과 소각장 간 인과 관계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론은, 소각 시설에서 배출하는 유해 물질과 주민들의 발암 연관성을 입증하기 힘들다고 발표됐습니다.

대기 중 유해물질인 다이옥신과 카드뮴 농도가 대조 지역보다는 높았지만, 배출 허용 기준보다는 낮게 측정돼섭니다.

[이철우/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 "(앞으로 좀 더) 보완할 수 있는 환경건강 모니터링을 확인할 수 있게 사후 관리 측면에서 (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일부 오염물질은 대조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변 중 카드뮴 농도 등은 성인 평균의 최대 5.7배였습니다.

소각장과 가까이 사는 주민일수록 수치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청주시 북이면 지역의 남성은 담낭암 발생이 2.63배, 여성은 신장암 발생이 2.79배나 높았습니다.

하지만 소각장과의 인과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일부 주민들이 격렬하게 항의해 설명회는 파행을 겪었습니다.

[유민채/청주시 북이면 주민협의체 사무국장 :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그런 이상한 결론이 나온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환경부 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도 추가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용대/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 "암 발생이나 이런 것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이 확인이 됐고, (소각장 밀집과) 건강 영향은 일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 노출 영향 관련 자료가 부족했고, 잠복기가 10년 이상인 고형암 증가 여부 등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적인 제약이 컸다는 등 조사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이정훈 기자 (hwarang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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