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변심?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주요 가상통화 가격 큰 내림세
[경향신문]
테슬라 전기차를 판매할 때 비트코인을 받겠다며 ‘코인 광풍’을 이끌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돌연 이를 중단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은 물론 다른 가상통화들도 큰 내림세를 보였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머스크를 “시장 조작을 일삼는 거짓말쟁이이자 악당”이라고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에 기습적으로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이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비트코인 채굴 작업에 지속 가능한 방식이 동원된다면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머스크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5만달러선이 붕괴됐다. 24시간 전 대비 15% 이상 급락한 4만6000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더리움은 3599.46달러(-10.80%), 도지코인은 0.36달러(-22.47%)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13%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빗썸거래소 기준 6800만원선에 거래되던 1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5900만원 아래까지 하락했다. 이날 전체 가상통화 시가총액은 24시간 전 대비 약 558조원이 증발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발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 채굴이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져 기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심각한 문제로 널리 알려진 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채굴에 매년 스웨덴의 연간 전력소비량에 맞먹는 110테라와트시(TWh) 규모의 전력이 소비된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 소개란을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비트코인에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가상통화 오름세를 주도해왔다. 또 다른 가상통화인 ‘도지코인’을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연관시켜 띄우기도 했다. 이 과정에 가격조작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1분기 비트코인 매도로 테슬라가 1억100만달러(약 11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먹튀’ 논란도 일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결제에 다른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수반되는)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가상통화”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실질적 대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증권시장이었다면 머스크는 시장 조작 혐의로 처벌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가상통화의 경우 아직 처벌의 법적 근거가 없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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