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끝은..'엘런쇼' 19년 만에 종영
전·현직 제작진 잇따라 폭로
엘런 사과했지만 시청률 '뚝'
[경향신문]
19년간 방영된 미국 인기 토크쇼 프로그램 <엘런 디제너러스 쇼>가 폐지된다. NBC <엘런 디제너러스 쇼>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63·사진)는 12일(현지시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현재 방영 중인 시즌19까지만 프로그램 진행을 맡을 예정이며, 내년 봄 프로그램이 종영한다”고 밝혔다.
2003년 시작한 <엘런 디제너러스 쇼>는 한 회 평균 시청자 수가 420만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디제너러스는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질문을 던져 출연자의 진솔한 답변을 이끌어내며 호평을 얻었다. 미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내 미셸 오바마,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방탄소년단 등 각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출연했다.
하지만 전·현직 제작진 36명이 지난해 7월 버즈피드에 ‘갑질’이 만연한 프로그램 제작 환경을 폭로하며 쇼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아플 때도 쉬지 못하고, 폭언을 듣는 등 “공포에 사로잡힌 채 일했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교통사고로 4주 입원하고, 가족이 상을 당해 휴가를 낸 이후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제작 현장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오갔다. 수석 작가이자 총괄 프로듀서였던 케빈 레만이 직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피해를 당했던 직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을 알고도 묵인한 디제너러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디제너러스는 폭로가 나온 지 두 달이 지난 지난해 9월 이 문제를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렸고, 이는 프로그램 종영 결정으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닐슨 집계 분석 결과 지난해 10월~지난 3월 <엘런 디제너러스 쇼>의 평균 회별 시청자 수가 이전 6개월에 비해 약 110만명 감소했다고 전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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