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쫓겨난 자리엔 '트럼프의 하녀' 스터파닉 유력
반트럼프 동료들 '고난' 보며
방향 전환..극우파 '샛별'로
[경향신문]
‘반트럼프’ 진영에 섰다가 12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지도부에서 쫓겨난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 후임으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사진)이 유력하다. 스터파닉 의원은 2014년 연방의회 역사상 최연소 여성 의원으로 당선될 때만 해도 민주당의 의견까지 경청하는 ‘공화당 온건파’였다. 하지만 7년 만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집회의 선봉에 서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충성파가 됐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정치계 샛별로 관심을 모았던 스터파닉 의원이 이제 음모론자들과 극우파 사이에서 떠오르는 샛별이 되고 있다며 그를 ‘트럼프의 하녀’라고 표현했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는 2006년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조지 W 부시 정부의 국내정책위원회에 합류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시 20대였던 젊은 엘리트 스터파닉이 더 많은 여성들을 당으로 끌어들이고 밀레니얼 세대에 호소할 것이라 기대했다. 2014년 뉴욕주 하원 선거에서 승리한 그는 의회에 입성한 뒤에도 초당적인 자세로 ‘민주당원이 가장 좋아하는 공화당원’으로 꼽히기도 했다.
스터파닉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초반까지만 해도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2015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여성들을 모욕했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슬람권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려 했을 때는 “성급한 행정명령”이라며 반대했다.
타임은 2018년을 전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대했던 동료 공화당 의원들이 의석과 지지 기반을 잃는 것을 보면서 스터파닉 또한 변하기 시작했다고 추정했다. 특히 2019년 탄핵 정국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지명도가 올라갔고, 예년보다 7배 이상 정치자금을 끌어모으며 완전히 MAGA 편으로 돌아섰다. “선거가 조작됐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해 모교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 자문위원 자격도 박탈당했다. 그럼에도 스터파닉은 ‘트럼프의 하녀’로 불리며 트럼피즘을 채택한 공화당의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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