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 치른 송영길 리더십 '절반의 성공'
[경향신문]
‘청문회 정국’으로 취임 후 처음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다. 13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이뤄지고 장관 후보자 3명 중 1명이 자진사퇴하면서 ‘당·청 정면충돌’을 막았다는 점은 높이 평가된다. 반면 송 대표가 강조했던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라는 변화를 꾀하지 못한 점은 한계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최소 1명 이상 낙마” 기류가 강했던 민주당의 의견을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송 대표가 청와대에 ‘반기’를 드는 형국이 됐다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청와대가 한발 물러서면서 당청의 정면충돌은 피했다. 청와대의 인사 난맥을 당 지도부가 ‘물밑 접촉’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당에서 최소 1명은 낙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하자 청와대와 지도부가 잘 조율했다는 것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당 대표와 지도부 의견을 수렴해 그런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인사권자의 권한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난맥을 풀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 대표의 리더십이 ‘절반은 실패’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않고 당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송 대표의 각오는 이번 청문회 국면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의원총회와 당내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을 뿐, 대표로서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송 대표가 여러 의견을 전달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대표로서 보여야 할 결단력은 부족했다”고 평했다.
친문계에서 후보자 낙마에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는 지점도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대목으로 지적된다. 진성준 의원은 지난 12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상임위원회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며 후보자 낙마를 반대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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